“작년 12월 이후 10만t 추가매입…
비축량, 최소 갑절로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핵심 광물인 니켈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작년 12월 이후 사들여 전략비축고에 추가한 니켈의 규모가 10만t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대외교역 관련 자료와 런던금속거래소(LME) 창고에서 인출한 니켈 재고량 등을 바탕으로 자체 추산한 결과도 이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작년 이전까지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비축해 놓은 니켈의 양을 6만∼10만t으로 추산했다.
그런 상황에서 10만t가량을 추가로 사들였다면 비축량이 최소 갑절에서 세 배 가까이로 늘어난 셈이다.
소식통은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이 작년 12월부터 ‘클래스 1 니켈’로 불리는 고순도 니켈을 매입해 왔다고 말했다. 클래스 1 니켈은 일반 소비재의 전기도금부터 항공우주 분야와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까지 넓은 분야에서 쓰이는 원자재다.
실제 중국 세관당국 통계를 살펴보면 중국은 올해 1∼5월 사이에만 7만7천654t의 니켈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갑절이 넘는 것이고 201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이처럼 수입이 대폭 늘었는데도 중국의 클래스 1 니켈 소비량이 전년 대비 5∼10%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짚었다.
실수요와 무관하게 사들여 대부분을 비축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LME는 올해 1월부터 6월 27일 사이 창고에서 인출된 니켈 재고의 양이 7만8천798t이라고 밝혔는데, 이 역시 전년 동기 인출량(1만7천544t)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을 계기로 미국과 무역전쟁에 돌입한 중국은 니켈을 비롯한 여러 핵심 광물의 비축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에는 관련 당국이 니켈과 리튬, 코발트, 구리 등의 전략비축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을 직접 시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국의 고순도 니켈 대량 구매는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급락한 시점과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니켈 최대 매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생산량을 대폭 늘린 상황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이 겹치면서 니켈 국제가격은 최근 2년 사이 40%가량 급락했다.
그런 만큼 중국은 비교적 값싸게 니켈 전략비축량을 늘리고 있으며, 덕분에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니켈 가격 하락세도 완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중국 전략비축 당국과 국무원은 니켈 전략비축량 증가와 관련한 질의에 즉각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