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에서 5%로 0.25%포인트 낮췄다. 올해 4번째 인하로 2025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페리 와르지요(Perry Warjiyo) BI 총재는 “이번 결정은 인플레이션 하락, 루피아 환율 안정,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은 2.5%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두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예금금리는 4.25%, 대출금리는 5.75%로 각각 조정됐다.
인도네시아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12%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대출 수요 둔화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했다. 7월 대출 증가율은 전월 7.77%에서 7.03%로 하락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예금 증가율은 확대됐다.
BRI 다나렉사 증권거래소(BRI Danareksa Sekuritas)의 애널리스트 헬미 크리스탄토(Helmy Kristanto)는 보고서에서 “7월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 이후 BI는 경기 살리기에 초점을 맞춰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며 “이번 조치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4.75%로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2개월간 총 125bp에 달하는 금리 인하 흐름은 팬데믹 시기와 2016년 당시 통화 정책 기조와 유사하다. 3분기 들어 은행권이 대출 확대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BI가 2025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 이하로 전망한 가운데 이뤄졌다. BI는 미국 정부가 상호 관세 적용 대상국을 44개국에서 70개국으로 확대한 점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페리 총재는 “높아진 무역 장벽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의 관세 압력에 취약하다. 반면 유럽, 일본, 중국은 재정 정책과 완화된 관세 조건의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내 수입품 가격 상승은 결국 자국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는 미국 경기 둔화로 이어져 세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다 S. 부디만(Aida S. Budiman) BI 부총재는 미국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로, 인도는 6.6%에서 6.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일본, 중국은 소폭 상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회복세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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