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10대 신(新) 발리’ 육성 정책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자카르타와 발리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10개 우선 관광지로 분산시키겠다는 이른바 ‘10대 신 발리(10 New Balis)’ 전략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인도, 중국, 러시아, 미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 온라인 검색량은 늘었지만 실제 방문객 증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해외 검색 수요와 실제 입국 관광객 수를 비교한 결과에서 두 지표 간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관광부는 국제선 항공편의 접근성이 낮은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항공·여행 기술기업 아마데우스(Amadeus)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제선 입국의 81%가 자카르타와 발리에 집중됐다. 반면 보로부두르와 만달리카, 라부안바조, 토바 호수 등 10대 우선 관광지로의 입국 비중은 3.75%에 그쳤다.
관광부는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보유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운항 비용도 높아 노선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 항공사 역시 국내 구간 운항을 제한하는 카보타주(cabotage) 원칙에 묶여 있다. 수요가 확인돼야 노선이 늘고, 노선이 있어야 수요가 생기는 이른바 ‘닭과 달걀’ 구조도 정책 추진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관광 산업을 2029년까지 경제성장률 8% 달성을 뒷받침할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하르요 리만세토(Haryo Limanseto) 경제조정부 대변인은 “국내 관광 수요를 10대 우선 관광지로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항공편 부족보다 정책 설계와 홍보 전략의 한계를 더 큰 문제로 지적한다.
항공 전문가이자 인도네시아항공서비스이용자협회(APJAPI) 회장인 알빈 리에(Alvin Lie)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지역 관광 자산을 해외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리의 응우라라이 공항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조차 외국인보다 내국인 이용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해외 이동 수요 역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APJAPI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입국 비중이 50%를 넘는 국제공항은 전국 5곳에 불과하다. 알빈 회장은 “국제공항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지역 관광 홍보가 수반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관광전문가협회(ICPI) 회장 아즈릴 아즈하리(Azril Azhari)도 항공 연결성 논란은 정책 시행 이전에 충분히 검토됐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사회·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전면적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즈릴 회장은 특히 관광 정책의 방향 전환을 주문했다. 방문객 수 확대에 초점을 맞춘 대규모 관광에서 벗어나 웰니스와 미식, 체험형 관광 등 목적 중심의 관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관광 성과는 방문객 수가 아니라 체류 기간과 질로 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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