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인도네시아 르바란 귀성(무딕, Mudik) 인구가 전년 대비 5천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무딕 인구는 전년 대비 24.34% 감소한 1억 4,648만명으로 추정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구매력 저하, 대량 해고, 사회 복지의 감소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부자바 끄부멘(Kab. Kebumen) 출신의 수프리요노(Supriyono)씨도 작년에 직장을 잃게되면서 고향에 가지 못했다.
그는 가스기기 전문업체 퀀텀(Quantum)의 하청 공장 아디텍 짜크라위야사(PT Aditec Cakrawiyasa)에서 일했지만 지난 7월 회사가 파산하면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수프리요노씨를 포함해 총 511명의 근로자가 급여는 물론 퇴직금도 받지 못한 채 구조조정을 당해 해고됐다.
수프리요노씨는 3월 31일 BBC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10개월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으며 퇴직금도 없었다. 심지어 2년 연속 르바란 보너스도 받지 못했다. 그렇게 회사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1억 루피아(약 880만원)가 넘는다”고 말했다.
동람풍(Kab. Lampung Timur) 출신의 하미다(Hamidah)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40대의 이 여성은 지난 2월 말 근무하던 의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해고 당한 뒤 경제적 문제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
하미다씨는 “계약 만료 전 명확한 이유 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1인당 60만 루피아가 넘는 교통비를 감당할 수 없어 고향에 가는 것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의 공공정책 책임자인 므디아 와휴디 아스카르(Media Wahyudi Askar)는 이번 르바란 명절 기간 동안 귀성객이 감소한 것에 대해 “구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항공료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중교통료가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CELIO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겪으며 중·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했다.
아스카르는 “실제로 사람들의 구매력은 최저 수준”이라며 “이는 제조업, 기술, 금융업, 가공, 서비스, 소매업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해고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약 8만명의 근로자가 해고됐다.
제조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중산층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나 문제가 된 부분은 중산층으로 분류된 근로자 계층이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이며, 특히 소비 기여도가 가장 높은 계층인데 가계 소비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기여자로 분류된다.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구매력 약세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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