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긴 침체를 겪었던 인도네시아 항공사들이 급등한 항공유 때문에 매달 수백억 루피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적항공사들의 전체 운영비 중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이른다. 그러나 매출 회복 속도가 급등한 항공유 가격을 따라가지 못해 항공업계의 손실은 매달 840억 루피아(약 74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인상에 발목 잡힌 항공사의 재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네시아 당국이 항공료 상한선(TBA)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교통부(Kemenhub)는 항공료 상한선 관련 규정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법률 제1/2009호 제127조, 교통부장관령 제20/2009호, 항공권 가격 상한선(TBA) 및 항공권 가격 하한선(TBB)에 관한 교통부장관령 제2019호가 이에 해당된다.
일각에선 항공권 가격 인상이 지역사회와 항공산업, 관광산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항공사들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류할증료 부과를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실제로 정부는 유류세 변동에 따른 항공료를 3개월마다 평가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항공료에 대한 가격 상한선을 소형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의 경우 최대 20%, 제트기는 최대 10%까지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만간 해당 규정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항공업계에선 항공료 인상을 환영하는 눈치다. 라이언에어의 다니엘 푸툿 꾼쪼로 아디(Daniel Putut Kuncoro Adi) 전무이사는 현재 항공권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것이 달러화 환율이 상승하면서 항공기 유지•보수 비용과 유류할증료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비효율적인 공항 서비스가 운항 비용을 상승시키고 있으며, 특정 노선의 길어진 비행시간 때문에 연료 소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6월 28일 하원 제5위원회 청문회에서 다니엘 전무이사는 “회사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TBA가 설정된 노선이라도 100%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TBA 규정대로라면 운항을 중단해야 하는 노선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며 TBA 인상을 촉구했다.
반면, 인도네시아 호텔 레스토랑 협회(PHRI)의 마우라나 유스란(Maulana Yusran) 사무총장은 항공료가 상승하면 숙박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2019년 당시 항공권 가격이 인상되면서 실제 국내 관광객이 2천만명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마우라나 회장은 “항공료가 오르면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법률연구소(CELIOS)의 비마 유디스티라(Bhima Yudhistira) 소장은 항공료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기여하고는 있긴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상황이 2022년 내내 지속된다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11일 콤파스에 “항공료가 올말까지 높게 유지될 경우 경제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중산층의 구매력을 감소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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