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5G 상용화로 접어든 지 약 8개월이 지났다. 작년 5월 텔콤셀이 5G 서비스를 처음 공개했으며, 같은 해 6월 인도삿도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도네시아 대표 통신사 두 곳이 5G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품질, 가격 면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잘 터지지도 않고 비싸기만 한 5G가 무슨 소용이냐며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저 신기루 같은 존재라는 것.
통신 전문가 모그 헨드로위조노(Moch S. Hendrowijono)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책임이 인도네시아 이동통신 사업자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들 통신 사업자에 대해 “의지가 없거나, 실력이 없거나 둘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5G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첫번째는 인프라 문제다. 헨드로는 이동 통신사들이 5G를 출시하기만 했지 5G 최적화에는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니 통신사가 쫓기듯 5G 상용화를 시작했지만, 인프라 투자 규모나 품질을 봤을 때 5G 최적화까지는 아직 멀었다”면서 “5G 서비스는 LTE때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 이상적인 5G 서비스가 가능해지기 위해선 26GHz 5G 기지국이 필요하다. 문제는 26GHz 주파수의 도달 거리가 200여 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지국이 천문학적으로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5G 인프라 구성에서 광섬유 케이블은 필수적 요소다. 광섬유 방식의 스몰셀 모바일 백홀은 용량이 크고, 보안과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5G 서비스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현재로선 인도네시아의 5G 대중화는 현실화 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두 번째는 인니 통신사의 주파수 대역폭의 한계다. 이동통신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주파수’다. 농사에 비유하면 토양이라고 말할 정도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항목이다. 5G 최대 속도는 기술적 차이가 없다면 주파수를 통해 갈린다. 문제는 인도네시아 통신 사업자는 이 주파수 대역폭이 아직 불충분하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2.3GHz~3.5GHz의 중간대역에서 텔콤셀은 50MHz 폭을, 인도삿은 20MHz폭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이동통신사가 3.5GHz 대역에 100MHz 폭을 서비스에 이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차이인지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인도네시아의 5G 환경을 들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이동통신 사업자는 5G 서비스 상용화에 있어 여전히 불리한 생태계에 놓여있다. 단적인 예로 인도네시아는 기존 4G LTE 네트워크 인프라에 의존하여 5G 서비스에 사용되는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700MHz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700MHz는 도달거리가 길어 ‘황금주파수’라고도 불리는 대역이다. 보통 주파수가 낮을 수록 주파수가 잘 퍼져나가 장애물을 만나도 멀리 도달한다. 고주파일수록 직진성은 커지고 장애물을 통과하지 못해 도달거리가 짧아진다.
헨드로는 “현재 인도네시아 이동통신 사업자는 700MHz, 3.5GHz 또는 2.6GHz와 같이 5G 서비스에 최적화된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5G는 인도삿의 1,800MHz 주파수 스펙트럼이나 텔콤셀이 사용하는 2,100MHz 및 2,300MHz 주파수 스펙트럼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한국 정부는 지난 2018년 이후 4년 만에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15만개의 무선국이 구축될 전망이다.
정부는 15만개 무선국 설치를 전국망 설치로 보고 있다. 비록 ‘진짜 5G’ 구현을 위한 28GHz 기지국이 설치 저조로 논란을 빚고 있지만, 3.5GHz 라도 완벽히 이행해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 기업이 전국망 설치를 완료하면 나머지 업체도 뒤를 따를 수밖에 없어 경쟁 심화를 계기로 한 국내 5G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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