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 4위(2억7천만명) 규모이자, 아시아에서 의약품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한 곳인 인도네시아의 제약사업은 향후 5년간 연평균 5%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년 4월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자카르타무역관이 낸 해외시장 동향 ‘인도네시아 제약산업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화학, 의약, 전통 의약품 산업 총생산은 147억 8000달러로, 1위인 식음료 산업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살다보면 현지인들의 약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몸이 안좋아 보이거나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면 이들은 대번에 “약은 먹었어? 아프면서 약을 왜 안 먹어?”하는 반응을 보인다. 마치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반드시 약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갖고 있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다.
오늘은 인도네시아 제약사에 대해 알아보고 현지 의약품을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 드리고자 한다.
인도네시아에도 다양한 제약회사가 있지만 이번 시간에는 한국인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인도네시아 대표 제약사 3곳을 소개하겠다.
칼베 파르마(PT KALBE FARMA TBK)
196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당시 스티브잡스처럼 차고를 사무실로 사용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현재 17,000명의 직원에 시가총액 7조원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최대 제약사로 성장했다. 전문 의약품, 일반 의약품, 음료 및 식품까지 사업 분야를 고루 갖추고 있으며, 해외 수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18년 기준 매출은 71조 루피아, 순이익은 21조 루피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대표 제약사이지만 마트에서 익숙하게 봐온 핏바(Fitba)와 베네콜(Benecol)도 칼베 파르마의 대표 식품이다.
키미아 파르마(PT KIMIA FARMA TBK)
1817년 네덜란드 동인도 정부에 의해 설립된 인도네시아 최초의 제약회사다. 1971년 8월 16일에 유한책임회사로 변경되면서 PT KIMIA FARMA라는 사명을 갖게 되었다. 한국의 제약회사 ㈜성운파마코피아와 2016년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2018년 기준 매출은 7조4500억 루피아, 순이익은 419억 루피아를 기록했다.
시도 문출(SIDO MUNCUL : PT Industri Jamu Dan Farmasi Sido Muncul Tbk.)
1940년 조그마하게 시작했던 족자카르타의 작은 약국은 이후 인도네시아 전통 약재를 판매하는 대표 기업 ‘시도 문출’로 성장했다. 1953년부터 공장생산을 시작했으며, ‘시도 문출’이라는 브랜드는 1951년 만들어졌다. 1975년에 유한책임회사로 등록되었으며, 대표상품은 그 유명한 ‘똘락 앙인(TOLAK ANGIN)’이다. 2018년 기준 매출은 2조7600억 루피아, 순이익은 663억 루피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약품 분류
이제 인도네시아에서 유통되는 약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알아볼 차례다. 인도네시아는 크게 5가지로 약품을 분류하고 있다.
-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 의약품(OBAT BEBAS)
녹색 원에 검은 테두리 형태다. 일반 의약품은 약국 뿐 아니라 일반 편의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소화제, 제산제, 비타민 등이 일반 의약품에 해당된다.
2. 주의가 필요한 일반 의약품(OBAT BEBAS TERBATAS)
청색 원에 검은 테두리 형태다.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지만 성분이 강한 편이라 복용량, 부작용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는 의약품이다. 감기약, 가래약 등이 해당된다.
3. 전문 의약품(OBAT KERAS DAN PSIKOTROPIKA)
‘K’ 마크가 써있는 빨간색 원에 검은 테두리 형태다. 반드시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으며,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4. 향정신성 의약품(OBAT NARKOTIKA)
빨간 십자가 모양의 마크가 있는 흰색 원에 빨간색 테두리 형태다. 모르핀,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다.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처방전 원본을 제시해야 구입이 가능하다.
5. 전통의약품(JAMU, OBAT HERBAL, FITOFARMAKA)
전통의약품은 총 3가지로 분류된다.
▷전통 약제(JAMU)
인도네시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식물 재료, 동물 재료, 광물 재료, 추출물(생약) 또는 혼합물 형태의 의약품
▷표준화약초(OHT)
동물 임상시험을 거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약용 상품으로 원료가 표준화 되어있다
▷피토파르마카(FITOFARMAKA)
동물 및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의약품으로 원료가 표준화 되어있다
인도네시아에 살다보면 여러 규정들이 허술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의료비만 보더라도 병원마다 천차만별이고 투명하지도 않다. 반면, 의약품처럼 구분이 명확한 것에 대한 법적 기준은 상대적으로 철저하다.
혹시라도 현지에서 약을 구입하게 된다면 오늘 알려드린 정보로 손쉽게 약을 구분하실 수 있을 것이다
인니투데이 편집부 l 집현전 박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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