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2024년 노벨 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를 포함해 그녀의 여러 소설들이 수상 이후 수백만 부 이상 판매되며 전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문학계에도 한강 못지 않은 훌륭한 작가들이 있다.
오늘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인도네시아의 대표 작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프라무디야 아난타 투르
Pramoedya Ananta Toer, 1925-2006
인도네시아 문학의 거장 프라무디아 아난타 투르(Pramoedya Ananta Toer)는 소설, 수필, 역사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집필 활동을 펼친 인도네시아의 작가다.
50여권에 달하는 그의 작품들은 40여개의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그는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명된 바 있다
1925년 자바섬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식민 통치와 일본의 점령기, 그리고 정권의 변화를 경험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대표작인 부루(Buru) 4부작: <Bumi Manusia(사람의 땅, 1980)>, <Anak Semua Bangsa(모든 민족의 아이들, 1980)>, <Jejak Langkah(발자취, 1985)>, <Rumah Kaca(유리 집, 1988)>은 그가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혀 10년간 부루섬(Buru Island)에 강제 수용됐을 당시 동료 수감자들에게 구술로 이야기를 전하며 써 내려간 작품이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계층화 된 사회 구조 속에서 원주민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자바 출신 청년 ‘민께(Minke)’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감옥에서 <Keluarga Gerilya(투사가족)>, <Perburuan(도망자)> 등의 소설을 저술하기도 했다.
프라무디야의 업적은 단순히 문학의 범주를 넘어 인도네시아의 민족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유 우타미
Ayu Utami, 1968~
두 번째 소개할 작가는 주로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는 아유 우타미(Ayu Utami)다.
그녀는 사회정치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여성적 시각을 강조하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그녀는 1998년 데뷔작 <사만(saman)>을 출간해 이름을 알렸다.
<사만(saman)>은 전직 성직자 사만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추구하는 네 여성의 이야기다. 당시 금기시되던 여성의 성적 자유와 사회적 불의에 항쟁하는 내용을 다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출판일이 수하르 정권이 붕괴하기 9일 전이라는 점과 인도네시아 인구의 88%가 이슬람교인 인도네시아에서 성적인 주제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이후 그녀는 사만의 후속작인 <라룽(Larung)>과 <빌랑안 푸(Bilangan fu)> 등을 출간해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넓혀갔다. <빌랑안 푸>로 2008년 적도문학상(Kusala Sastra Khatulistiwa)을 수상했다.
그녀는 여성의 권리와 성적 자율성을 옹호하며, 여성억압적인 사회에 대한 논의를 촉발시킨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에카 쿠르니아완
Eka Kurniawan, 1975~
에카 쿠르니아완은 2016년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함께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오른 최초의 인도네시아 작가다.
그의 작품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Cantik Itu Luka)>와 <호랑이 남자(lelaki harimau)> 등은 마술적 사실주의 장르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Cantik Itu Luka)>는 독립 전쟁과 그 이후 군사 정권의 폭력적인 현실 속에 살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적나라한 성적 묘사와 여성미를 지나치게 강조한 표현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책은 2016년 세계독자상을 수상을 했으며 30개국에 출간됐다.
지난 7월 충간한 <개는 야옹, 고양이는 짓는다(Anjing Mengeong, Kucing Mengonggong)>는 예약 판매 하루 만에 5000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카 나타사
Ika Natassa, 1979~
만디리(Mandiri) 은행에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이카 나타사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는 로맨틱 장르의 달인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대표작 <크리티컬 일레븐(Critical Eleven)>은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소설은 시드니와 자카르타를 오가는 비행기에서 만난 주인공 알레와 안냐의 부부 생활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그녀의 작품 중 <트위보티아레(Twivortiare)>, <Divortiare>, <Heartbreak Motel> 등은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8년 적도문학상을 수상한 그녀는 인도네시아 로맨스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니투데이ㅣGMIS 11학년 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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