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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사람들 이름에는 왜 성(姓)이 없을까?

중부자바 전통 의상 / pariwisataindonesia

자식에게 부모, 대개 아버지의 성을 물려주는 대부분의 국가들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성씨 제도가 법제화돼 있지 않다.

2억7,000만명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는 문화와 언어가 제각각인 약 1300개 민족으로 나뉜다. 작명 관습도 다른데, 전체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바족은 주로 성(姓) 없이 이름만 쓴다.

자바족이 성을 갖지 않은 것은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인류학자 클리포드 거츠(Clifford Geertz)는 자바 사회를 아방안(Abangan), 산트리(Santri), 쁘리야이(Priayi)라는 세개의 집단으로 구분했다. 이들 집단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이름을 짓는데, 이는 씨족(같은 혈통을 공유하는 집단)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배경과 관련이 있다.

과거 자바에서는 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귀족 계층인 쁘리야이는 자신들의 사회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성을 사용했다. 프리야이 계층의 아이들은 보통 ‘조코’나 ‘밤방’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왕족과 귀족들은 수요네고로(Suryonegoro), 하디네고로(Hadinegoro), 쿠스모디하르조(Kusumodiharjo) 같은 성을 사용했으며, 이는 가문의 명예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다. 반면, 귀족이 아닌 일반인들은 대부분 성이 없이 이름만 있었다.

자바족은 실용적인 명명법을 따랐다. 특히 아방안족(Keluarga abangan)은 출생한 날을 기준으로 이름을 지었다. 폰(Pon), 와게(Wage), 끌리원(Kliwon)과 같은 자바어 이름이나 스넨(Senen), 끄미스(Kemis) 같은 특정 요일을 의미하는 이름들이 그것이다. 이름을 단순하게 지어 기억하기 쉽게 하려는 게 이유였다.

또한 자바족은 ‘카보딴 제넹(Kabotan Jeneng, 지나치게 무거운 이름)’이라는 개념을 맹신했다.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려우면 아이가 병에 걸린다고 생각해 쉽고 단순한 이름을 선호했다.

인도네시아 제7대 대통령 조코 위도도(Joko Widodo, Jokowi)도 자바인이다. ‘조코 위도도’는 언뜻 보기엔 성과 이름으로 나뉜 듯 보이나, 사실은 성 없이 전체가 이름이다. 자바어로 ‘건강한 청년’이란 뜻이다. 줄여 부를 때 ‘위도도 대통령’이 아닌 ‘조코위 대통령’이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 이름 또한 노토 미하르조(Noto Miharjo)로 완전히 다르다. 다만 배우자인 이리아나 여사는 해외 공식 일정이 잦아, 국제 무대에서 혼동되지 않게 ‘이리아나 위도도’로 개명했다. 원래 이름은 ‘이리아나’였다.

한편, 산트리 계통의 자바인들은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받아 라흐맛(Rahmat), 아마드(Ahmad), 무함마드(Muhammad)같은 종교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름을 지었다.

자바족의 명명 방식은 네덜란드 식민 통치와도 관련이 있다. 당시 일반 농민이나 평민들과 달리 귀족 계층은 상속 및 재산 관리를 위해 성이 필요했다.

인니투데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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