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관광지 앙헬레스서
강력사건 인명피해 잇따라
대사관 “야간외출 자제…
도보 대신 택시 타고 강도에 저항 말아야”
필리핀 유명 관광지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거리에서 강도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부상했다.
17일(현지시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께 북부 루손섬의 관광지인 팜팡가주 앙헬레스시의 코리아타운 근처 길거리에서 한국인 40대 남성 관광객이 2인조 오토바이 강도에게 흉기로 찔린 뒤 가방을 빼앗겼다.
이 관광객은 경상을 입고 근처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귀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관광객이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강도들의 습격을 받았다”면서 “현지 경찰과 협조해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앙헬레스는 유명 관광지이지만 치안 상태가 좋지 않아 한국인•한인 등을 상대로 한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60대 한국인 남성이 앙헬레스에서 소매치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약 열흘 만에 숨졌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앙헬레스 시내에서 2인조 강도가 50대 한인 남성을 흉기로 찌르고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피해자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 가 봉합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앙헬레스의 한인 식당에 총기를 든 강도가 들이닥쳐 식당 종업원과 고객들을 위협한 뒤 금품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앞서 2016년 10월에는 앙헬레스에 사는 한인 사업가 지익주씨가 자신의 집에서 현직 경찰들에 의해 납치된 뒤 피살돼 외교 문제로 번진 바 있다.
필리핀 당국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이었던 라파엘 둠라오, 마약단속국 소속 경찰관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인 제리 옴랑 등 범인을 검거했고, 이들은 지난 6월 2심 재판에서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대사관은 안전공지를 내고 앙헬레스에서 소매치기 같은 생계형 범죄뿐만 아니라 흉기를 활용한 강력범죄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거주 또는 방문하는 우리 국민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사관은 “야간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외출 시 인적이 드문 골목을 피해 대로변으로 이동하며, 가까운 거리라도 도보보다는 그랩(차량 공유•택시 호출 서비스)과 같은 택시로 이동하시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흉기 소지 강도에게 무모하게 저항해 생명•신체에 큰 피해를 당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저항하지 않기를 권장했다.
이어 “집이나 사무실에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는 것을 자제하고 은행이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 날치기나 강도를 당하지 않도록 여러 사람과 동행하고 주변을 경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 현지인, 운전사•가정부•종업원 등 주변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금전 문제로 다툼을 벌이거나 원한을 사지 않도록 주의하며, 필리핀 법규와 문화•관습을 존중하고 언행에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이 밖에 가까운 곳에 사는 지인이나 지역 한인회, 관할 경찰서, 대사관 등의 비상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저장하라고 덧붙였다. 대사관 현지 긴급전화는 ☎0917-817-5703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