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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에 부는 여풍…당찬 MZ가 웃기고, ‘센 언니’가 울린다

왼쪽부터 ‘뿅뿅 지구오락실2’•’댄스가수 유랑단’•’사이렌: 불의 섬’ / tvN•넷플릭스 제공

나 PD 잡는 당돌한 MZ여성들 ‘지락실’…
엄정화•이효리 ‘댄스 가수 유랑단’

22년 차 PD 나영석(47)이 “유진이랑 영지는 딸뻘, 은지랑 미미는 조카뻘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하자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이은지(31)가 대뜸 말한다. “근데 어떡하냐 우리는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MZ세대 여성 출연진의 당돌한 매력을 담아낸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이 시즌2로 돌아왔다. 그새 더 친해진 4인방은 넘치는 흥과 끼를 발산하고, 나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한참 어린 출연진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해 지친 모습으로 웃음을 안긴다.

13일 방송가에 따르면 당차고 센 여성 출연진을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시청자들을 찾는다.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시즌2 / tvN 제공

지난 12일 처음 방송된 ‘지락실2’는 나 PD를 거리낌 없이 ‘형’이라고 부르며 쩔쩔매게 만드는 코미디언 이은지, 그룹 오마이걸 미미, 아이브 안유진, 가수 이영지가 주인공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수평적인 케미(호흡)로 큰 사랑을 받았던 ‘지락실’은 벌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락실2’ 멤버들이 아이브 신곡 ‘아이엠’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은 이영지 유튜브에 업로드된 지 9일 만에 조회수 110만 회를 기록했다. 영상은 춤추는 출연진을 멍하니 지켜보는 나 PD를 클로즈업하면서 끝나는데, ‘제작진 단체로 기 빨린 모습이 너무 웃기다’, ‘이번엔 얼마나 시달리고 오셨을지 기대된다’ 등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tvN ‘댄스가수 유랑단’ 포스터 / tvN 제공

오는 25일 처음 방송되는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대한민국 여자 댄스 가수 계보를 잇는 ‘센 언니’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를 모은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팬들을 만나고, 각기 다른 주제로 솔로 무대를 펼친다. ‘리듬 속의 그 춤을’, ‘배반의 장미’, ‘텐미닛(10 Minutes)’ 등 각자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히트곡을 다시 부르며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시청자들은 “옛 추억이 생각나 아련해진다”, “예고편만 봐도 벌써 감동이다”, “한때 톱을 찍었던 ‘영원한 퀸’들의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3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새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은 여성 24명이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출연진은 경찰관, 소방관, 경호원, 스턴트 배우, 군인, 운동선수 등 직업군별로 총 6개 팀으로 나누어진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사이렌: 불의 섬’ / 넷플릭스 제공

매일 뜨거운 불 속에서 일하면서도 ‘내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어땠을까’ 자책하며 산다는 소방관, 총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맞는 것이라는 경호원, 갈비뼈 부러진 것쯤은 부상으로 치지도 않는다는 스턴트 배우 등이 각자 직업의 명예를 걸고 승부를 펼친다.

연출을 맡은 이은경 PD는 앞서 진행된 ‘넷플릭스 예능 마실’ 행사에서 작품을 소개하며 “‘우정, 노력, 승리’가 담긴 진한 여성 서사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요즘 여성 서사물이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여자가 도끼질하고 삽질하는 모습을 다른 예능에서는 많이 보지 못했을 텐데, 신선한 그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여성들이 안방극장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 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올해 방송된 드라마 ‘대행사’, ‘더 글로리’, ‘종이달’, ‘퀸메이커’, ‘닥터 차정숙’ 등은 모두 여성 원톱 드라마였고, 전도연이 킬러로 변신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여성 연예인들은 영화, 드라마의 주인공 자리를 꿰찬 데 이어 예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 서사물이 장르를 불문하고 주목받기 시작한 이유에 대해 “기존에는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이 지상파 방송사에 있었지만, 소수의 취향을 공략하는 OTT(동영상 스트리밍)의 등장으로 주도권이 소비자에게로 넘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문화 콘텐츠 시장의 주 고객층은 여성인데, OTT가 이들의 수요를 공략하면서 시장이 바뀌었다”며 “소비자들이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유통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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