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득표율 49.42%보다 17%p 높아…
민주당 후보 4번 모두 승리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李대통령, 높은 지지 감사하다고 전해”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선 재외국민 투표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3배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동포사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선거 통계 분석 결과 재외국민 투표자는 20만5천268명이다.
선거인 25만8천254명을 기준으로 하면 역대 최고인 79.5%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에 참여한 재외국민 66.37%(13만6천246명)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21.38%(4만3천893명)가 김문수 후보를 각각 선택했다.
이 수치는 이 대통령의 대선 최종 득표율 49.42%보다 16.95%p 높은 것이다.
반면 김 후보의 재외국민 투표 결과는 대선 최종 득표율 41.15%보다 19.77%p 낮다.
재외투표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9.96%(2만454명)에 그쳤다. 이밖에는 기타(1.61%), 무효(0.67%) 등으로 집계됐다.

재외투표는 지난달 20∼25일(현지시간) 118개국, 182개 공관, 223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현지에서 재외투표를 하지 않고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재외동포는 전날 주소지 또는 최종주소지를 관할하는 지역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대통령은 재외투표에서 광주(84.39%), 전북(80.65%), 전남(79.78%)을 비롯해 17개 시도에서 모두 김 후보에 우세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55.60%)와 경북(57.07%)에서도 과반을 득표해 각각 28.41%, 30.09%의 득표율에 그친 김 후보를 눌렀다.
민주당 내 재외동포정책 담당 기구 ‘세계한인민주회의’ 공동수석부의장인 이기헌 의원은 “재외동포청 예산 확대를 통한 동포 차세대 정체성 강화, 재외국민의 안전·권익 보호, 우편투표제 도입 등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운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선거로 드러난 동포사회의 높은 지지에 감사하며 약속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전했다.
이명호 세계한인민주회의 일본협의회 운영위원은 “재외동포는 친정인 모국이 잘 돼야 거주국서 어깨를 펴고 살 수 있다”며 “헌정질서를 회복해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복 전 조지아한인회장은 “올해 조지아에 한국대사관이 생기면서 투표 참여자가 비약적으로 늘었다”며 “200여명의 동포 가운데 150여명이 투표를 했는데 선거권이 없는 미성년자를 빼고는 거의 다 투표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재외공관이 없는 조지아에서 한인 9명과 함께 1천350㎞ 떨어진 튀르키예 한국대사관을 방문했던 18대 대선 때를 떠올리며 “동포들의 참정권 행사가 용이하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희망도 전했다.
김성희 뉴질랜드한인회총연합회 사무국장은 약 5시간을 차량으로 이동해 352㎞ 거리에 있는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을 찾아 투표했다.
김 국장은 “자녀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데는 재외투표가 가장 좋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한마음으로 글로벌 위기를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선 재외투표에서는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번을 포함해 4번 모두 승리했다.
2022년 제20대 대선 때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48.56%)가 이재명 후보(47.83%)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으나 14만7천903명이 참여한 재외투표에서는 이 후보(59.8%)가 윤 후보(36.2%)를 크게 앞섰다.
2017년 제19대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59.2%)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16.3%), 정의당 심상정 후보(11.6%),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7.8%)를 압도했다.
재외국민 참정권이 처음 부여된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이기고 당선됐으나 재외투표에서는 문 후보(56.7%)가 박 후보(42.8%)를 눌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