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이름•상복까지 한국식 그대로…
“인삼국 웹툰인 줄” 댓글도
한국 웹소설이 해외 웹툰 독자를 만나는 방식은 지금까지 대동소이했다.
한국에서 먼저 웹소설을 웹툰으로 만들고, 국내 반응이 좋으면 번역을 거쳐 해외에 소개하는 식이었다.
이 같은 공식을 깨고 한국 웹소설을 곧장 해외 웹툰으로 만든 사례가 나왔다.
6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네이버시리즈 웹소설 ‘연애보다 결혼’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웹툰 ‘아워 시크릿 매리지’로 재탄생했다.
웹툰 ‘조이풀 딜라이트’, ‘마타하리 ½ 링카르’ 등을 그린 카이루니사 작가가 각색을, ‘어 플라워 포 나오’를 만든 VBi 작가가 작화를 맡았다.
해외 작가가 한국 웹소설을 직접 웹툰으로 각색해 현지 독자에게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네이버웹툰은 설명했다.
이 작품은 현재 네이버웹툰 인도네시아어 서비스 로맨스 장르 1위, 전체 작품 가운데서도 7위에 오르는 등 높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작가진이 각색했지만, 원작 웹소설 속 한국 문화가 웹툰에 그대로 담겼다.
우선 주인공 이름인 윤설과 준영을 현지식으로 바꾸지 않았다. 여주인공이 부모님을 잃고 빈소에서 까만 상복을 입고 있거나 대학 캠퍼스에 벚꽃이 만개한 모습도 담겼다.
스쳐 지나가는 배경에 한국어 수학 문제집이 등장하는가 하면 거제도에 있는 풍차까지도 그대로 재현했다.
이 때문인지 댓글에 “‘인삼국'(negeri ginseng•한국 별칭) 작품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음 이야기를 미리 보고 싶어서 한국 웹툰을 찾아봤다가 인도네시아어로 된 웹툰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뿌듯했다는 독자 반응도 쏟아졌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웹툰을 활발히 소비하는 국가로 꼽힌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한류 경험자 가운데 64.2%가 한국 웹툰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인 26개국 가운데 2번째로 높았다.
이미 한국 웹툰이 큰 인기를 끌고 있고, K-드라마와 K-팝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익숙한 작가와 독자들이 많아 이 같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협업 노블코믹스(웹소설 원작 웹툰)도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웹소설이 곧장 인도네시아 웹툰으로 만들어지는 사례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작가들이 직접 제작하는 웹소설 웹툰화 작품을 점차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