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제약 시장 규모 10조 대
대웅제약?종근당 등 현지 공장설립 전략
할랄인증 통해 이슬람 국가로 진출
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로 인구수가 약 2억 7000만 명에 달한다. 제약시장의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8조원으로 현재 10조 대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인허가 절차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 외국 소재 기업이 제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식약청(BPOM)에서 요구하는 인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2019년 10월부터 모든 제품에 할랄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할랄 인증법을 시행하여 자국민의 할랄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문제는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할랄 규정이 별도로 없이 식품 할랄 규정을 따르기 때문에 인증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의약품을 유통, 판매하려면 생산설비를 갖춘 현지 회사와 협력해야 한다. 5년 이내에 해당 의약품의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런 장벽을 뛰어넘어 대웅제약, 종근당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생산시설의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2년 3월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인피온과 조인트벤처를 설립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4년 인도네시아 현지에 대웅-인피온 공장을 완공했다. 또한 2018년도엔 ‘대웅-국립인도네시아대학교 바이오연구소'(대웅 인니연구소)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상황에 맞는 바이오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겠단 취지였다.
대웅인피온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적혈구 생성인자(EPO) 제제 ‘에포디온’과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 ‘이지에프외용액’의 일체형 제형 모두 식약처(BPOM)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할랄 인증기관(리폼 무이:LPPOM MUI)으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에포디온’은 출시 6개월만에 인도네시아 EPO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니즈에 맞는 제품개발을 통해 신흥국 시장을 석권하는 현지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며 “대웅인피온과 함께 이슬람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의 할랄 인증을 발판 삼아 80조원 규모의 중동 의약품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근당은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와 합작법인 CKD-OTTO를 설립했다. 2016년 찌카랑에 항암제 생산 공장을 착공해 2018년 9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GMP 승인을 획득했다. 2019년 2월에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 의결기구인 울레마협의회(MUI, Majelis Ulama Indonesia)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아 3000만 달러(약 350억 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으로 준공했다. 이 공장은 EU-GMP(유럽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수준의 시설을 갖췄으며 연간 약 16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은 제품 생산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이전해 시험생산을 완료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의 품목허가를 받아냈다. 주요 항암제의 품목허가를 추가로 받아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보유한 HK이노엔은 동남아시아 1위 제약사 ‘칼베(KALBE)’와 손 잡고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2023년 9월까지 인도네시아에 케이캡을 독점 공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미용?의료 제품에 대한 인도네시아 현지 시장 진출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일동홀딩스 계열사 일동히알테크는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보건성에서 히알루론산 필러에 대한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일동히알테크는 지난 2016년 분할 설립한 히알루론산 사업 전문 회사로 히알루론산 원료 및 의료용 필러 등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휴젤도 지난해 7월 히알루론산 피러인 ‘더채움 스타일’ 4종 제품의 인도네시아 판매 허가를 취득했다. 휴젤은 현지 키닥터와 헤비유저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 마케팅 활동을 통해 현지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