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권력 메가와티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후광을 안고 집권여당인 투쟁민주당(PDI-P)의 후계자로 키워지고 있는 푸안 마하라니(Puan Maharani)가 1% 대에 불과한 낮은 당선 가능성을 의식한 듯 본격 ‘짝 찾기’에 돌입했다.
푸안은 2024년 대선에 도전하는 유일한 여성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와티의 지시에 따라 22일 푸안은 현 정권의 연정 파트너인 나스뎀당 수르야 팔로(Surya Paloh) 총재를 찾았다.
자카르타 포스트 등 현지언론들은 정치권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간보기’ 순회에 돌입한 푸안을 두고 ‘정치적 사파리 투어’를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수르야 총재와 푸안은 만남 직후 공동 언론 브리핑에서 양 당이 우호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의미 있는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2024년 대선과 관련된 양 당의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수르야 나스뎀당 총재는 투쟁민주당 소속 간자르 프라노워(Ganjar Pranowo) 중부자바 주지사와 무소속인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 자카르타 주지사, 현 통합군 사령관 안디카 퍼르까사(Andika Perkasa) 대장을 잠재적 대선 후보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나스뎀당 소속이 아니다.
자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간자르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푸안은 재빨리 주제를 틀었고, 수르야 총재는 나스뎀당은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수르야 총재가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으며, 함께 있는 이 순간 푸안도 잠재적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자 푸안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연출된 순간이었다.
사이풀 무자니 연구컨설팅(SMRC)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간자르의 당선 가능성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3월까지만 해도 8.8%에 불과했던 당선 가능성은 25.5%까지 올라갔다. 2위는 그린드라당 총재 프라보워 국방장관, 3위는 14.4%로 아니스 주지사로 나타났다.
투쟁민주당, 결국 간자르보다 푸안
한편, 국가연구혁신청(BRIN)의 정치 분석가 피르만 누르(Firman Noor)는 푸안의 낮은 지지율이 다른 정당들에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안과 별개로 정당들 입장에선 투쟁민주당과의 동맹이라는 실용적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피르만 누르는 투쟁민주당이 연합 없이 후보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임에도 푸안을 사파리 투어에 내세운 것은 결국 대선 승리를 위해 타 정당과의 합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투쟁민주당은 푸안을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이 커보인다. 사파리 투어 첫 일정으로 수르야 총재를 만난 것도 그가 미디어계의 거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피르만 누르는 또 “간자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지만 메가와티와 그녀의 추종자들에게 수치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가와티는 당의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건 자신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권한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엄마’ 덕을 톡톡이 보고 있는 푸안이라 할 지라도 대중을 설득해야 하는 숙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금까지 여성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지만 효과는 미약했다.
과연 남은 2년동안 그녀가 대선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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