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스 주지사가 난데없이 전기차(EV)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전기차 산업을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입장과 대비되는 주장이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아니스 주지사는 자카르타 주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장려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니스 주지사는 9일 자카르타포스트와의 미디어 브리핑에서 전기차가 늘수록 교통 혼잡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도로에는 차가 많아도 너무 많다. 이 상황에서 전기차까지 증가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휘발유차가 전기차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전기차를 세컨카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아니스 주지사의 설명이다. 아니스 주지사는 “이미 차 2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전기차를 산다고 기존 차량을 처분할까? 그렇지 않다. 그 사람은 총 3대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위치기반 정보 회사 ‘톰톰(TomTom)’의 데이터에 따르면 자카르타는 2018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도시 7위에 선정되었다.
2022년 6월 20일 기준 스위스 공기질 감시업체 아이큐에어의 대기오염지수(US AQI)를 보면 자카르타가 180을 기록, 전 세계 94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자카르타 주정부에 따르면 현재 트란스 자카르타(TransJakarta)는 현재 30대의 전기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까지 100대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니스 주지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보급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만디리 은행 분석가 하리스 에코 파루딘(Haris Eko Faruddin)은 전기차 판매 증가가 교통 혼잡을 가중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대를 끌고 다닐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전기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위한 인프라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일반 전기차 인프라에 비해 대중교통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리스는 대기오염 문제를 언급하며 전기차가 공공 및 민간 부문 모두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영 대출기관의 전기차 전문가 아브라르 아울리아(Abrar Aulia)는 “휘발유차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진 않겠지만 결국 전기차로 대체될 것”이라며 “대중교통을 비롯한 모든 차량의 전기차 전환이 모든 면에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도네시아 국립대학(UI)의 교통 전문가인 트리 짜휴오노(Tri Tjahjono)는 “자동차를 여러 대 수집하는 건 소수의 부유층들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것”이라면서도 “개인 차량 사용을 자제시키고 대중교통 및 보행자를 위한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 결국 교통 혼잡을 막은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아니스 주지사의 의견에 일부 동의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