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들의 성탄예배 행사를 금지했다는 의혹을 받은 르박(Kab. Lebak) 군수 이티 자야바야(Iti Jayabaya)가 적극 해명에 나섰다.
문제가 된 발언은 16일 진행된 성탄절 연말연시 기간 치안대책회의에서 나왔다. 이티 군수는 이 자리에서 마자 지역(Kec. Maja)의 기독교인들이 랑까스비뚱(Kec. Rangkasbitung)의 교회에 가서 성탄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자에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은 교회가 없다. 그 지역 면장(camat)이 성탄예배 계획에 대해 말하기에 해당 장소가 합법적인 종교 시설이 아닌 이상 예배를 허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성탄예배 금지 의혹이 불거지자 다음날 이티 군수는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그녀는 르박 지역에서의 성탄예배를 막기 위해 랑까스비뚱 교회로 가라고 한 것이 아니라며 이 때문에 성탄예배 자체를 반대했다고 오해하게 만든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마자 지역에 아직 교회가 없어 많은 기독교인들이 집이나 가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비록 이들 주택과 가게 건물들이 개인 소유라 할지라도 애당초 그 지역 부동산을 개발한 개발사 입장에서 해당 건물이 승인받은 용도 외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즉, 예배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예배당이 아닌 곳에서의 종교 활동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녀는 마자 지역 기독교인들을 향해 교회건축 허가를 신청할 것을 촉구했다. 마자에서는 아직 아무도 교회 건축 허가를 신청한 사례가 없다며 이미 1만 호에 달하는 주택에 적지 않은 인구 수를 가진 만큼 예배당을 세울 조건은 충족된다고 설명했다.
치안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종교시설 같은 공공장소의 경우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 가정이나 가게 같은 곳에서의 종교활동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랑까스비뚱 교회 예배를 제안한 것이라며 결코 기독교식 성탄예배를 금지할 의도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티 군수는 르박 군이 모든 종교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밝히며 “나 역시 수녀원의 초대를 받아 성탄예배에 참석할 예정이다. 더 이상 종교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90%가 이슬람을 믿고 있지만 가톨릭, 개신교, 불교, 유교, 힌두교까지 6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 치고는 타 종교에 관대한 편이지만 막상 현실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 9월에는 헬디 아구스티안(Heldy Agustian) 찔레곤(Cligon) 시장이 그로골 지구에 교회 건설을 금지하는 시위에 참석해 주정부의 종교자유 간섭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찔레곤 지혜 수호 위원회’라는 단체가 주최한 시위였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헬디 시장은 교회 건축을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해 논란이 되었다. 문제는 해당 시위를 벌인 사람들이 인도네시아최대 이슬람 기구 울레마평의회(MUI)의 찔레곤 지부 회원들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인도네시아교회협의회(CCI)는 “이 사건은 모든 시민이 특정 종교를 고수하고 그들 자신의 종교에 따라 자유롭게 예배하도록 보장하는 1945년 헌법에 위배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권 옹호 단체들은 인도네시아에서 예배당을 짓기 위한 허가 조건이 까다로워 기독교와 타 종교 시설을 건축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반적인 건축 허가는 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4단계의 행정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특히 교회의 건축 허가는 종교적 반대가 없더라도 고위 관료의 지원 없이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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