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아리 스티아디(Budi Arie Setiadi)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이 온라인 도박 업체에 대한 세금 부과를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8일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부디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제1위원회(Komisi I DPR) 실무회의에서 온라인 도박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조코위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부디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미 몇몇 정당들로부터 온라인 도박에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수익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아세안 국가 중 도박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디 장관은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도박을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는 것이다. 온라인 도박으로 유출되는 자금 규모가 한해 약 150조 루피아(약 13조원)에 이르며, 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법률연구센터(Celios) 비마 유디스티라(Bhima Yudhistira) 소장은 온라인 도박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불법 도박을 근절하는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며, 오히려 불법 도박을 증가 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정부가 84만개 이상의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차단했지만 매일 새로운 사이트가 생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적발해도 실제 서버는 캄보디아, 필리핀 등 해외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기껏해야 사이트 운영자, 딜러 정도를 검거하는 게 전부인 상황이다.
비마 소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 같은 초국가적 범죄 수사에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인도네시아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에 가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FATF는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한 불법자금 모니터링 및 국제간 협력체제 지원을 위해 설립된 정부 간 기구로 1989년 G7 정상회의에서 설립되었다. 인도네시아는 G20 국가 중 FATF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국가다.
비마는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는 결국 서민의 삶을 파괴 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도박에 빠져 돈을 잃은 사람들 대부분이 불법 대출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데, 결국 대출금을 감당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에는 온라인 도박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반둥의 34세 남성이 도박빚을 마련하기 위해 이웃집 여성을 살해하는가 하면, 10대 청소년이 친구를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심지어 한 남성은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보석을 훔치는 등 끔찍한 사건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도 뜨겁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도박을 합법화하는 것은 젊은 세대를 파괴하고 서민을 병들게 만드는 행위”, “온라인 도박으로 인해 경제 질서가 파괴되고 사회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 “결국 힘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현행법상 도박이 금지되어 있다. 도박을 한 혐의가 적발되면 4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루피아(약 86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특히 전자정보거래법(UU ITE) 제27조 2항과 제45조 2항에 따라 온라인 도박을 배포하거나 운영한 당사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억 루피아(약 8,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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