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 윤리위원회는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Gibran Rakabuming Raka)가 부통령 후보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헌재 결정에 안와르 우스만(Anwar Usman) 헌재소장이 부적절한 권한 행사를 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 파면 조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와르 헌재 소장은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로 기브란 솔로 시장에게는 고모부다.
헌재 윤리위원회 짐리 아시디키(Jimly Ashiddiqie) 위원장은 지난 3일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안와르 소장이 윤리강령을 위반한 증거를 확인했으며, 첫 번째 청문회가 열린 날로부터 2주 후인 화요일에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초대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한 짐리 위원장은 “이것은 판단하기 어려운 사건이 아니다. 현재 판결문을 작성하고 있으며, 각각의 청원 내용을 개별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9명의 헌재 재판관에 대한 21건의 청원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안와르 소장이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주장들이라고 밝혔다.
안와르 소장은 당시 오전 선거법상 연령을 낮춰 달라는 사건에는 배석하지 않다가 오후 지자체장 예외 조항 사건에는 참여했다. 결국 헌재가 찬성 5표, 반대 4표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기브란은 부통령에 출마할 수 있게 되었다.
2024년 정-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일주일 남겨놓고 나온 결정이었다.
비평가들은 해당 결정에 대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는 조코위 대통령의 책략이라고 평가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은 유권자인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말로 헌재 결정과 기브란 출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대신했다.
헌재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청원자 대부분은 위원회가 안와르 소장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 즉 헌재소장직에서 파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원에 참여한 헌법 전문가이자 변호사인 페리 암사리(Feri Amsari)는 자카르타포스트에 “남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안와르 소장이 불명예 해임되면 무너진 헌재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윤리강령을 위반한 법관은 경고부터 해임까지 다양한 징계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헌법 재판관에게도 적용된다.
윤리워원회로부터 두 차례 심의를 받은 안와르 소장은 불명예 해임을 포함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헌법재판소에는 안와르 소장을 배제하고 피선거권 연령 문제를 재심사해 줄 것을 요구하는 4건의 새로운 청원이 제출된 상태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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