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수수 혐의 체포’
전 농업부 장관 대상 금품 갈취 혐의
인도네시아에서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의 부패 사건을 담당하는 부패척결위원회(KPK) 위원장이 금품 갈취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찰청의 아데 사프리 시만준탁 특수범죄 담당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피를리 바후리 KPK 위원장이 부패 범죄 혐의와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PK 위원장이 범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후리 위원장은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농업부 장관을 역임했던 샤흐룰 야신 림포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바후리 위원장 관련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74억 루피아(약 6억2천만원) 상당의 외환 거래 문서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이 그를 체포할 계획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이 바후리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다는 발표에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은 “법 절차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인 바후리 위원장은 2019년 KPK 수장으로 임명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체포된 림포 전 장관과 연결된다.
KBK는 부처 공무원들로부터 승진이나 각종 프로젝트 참여 대가로 뇌물을 받고, 농업부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민간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림포 전 장관을 체포했다.
경찰은 림포 전 장관이 받은 돈 중 일부가 바후리 위원장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바후리 위원장은 피의자로 지목되기 전 이와 관련된 소문이 나오자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에게서도 금품을 갈취하거나 뇌물 수수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2014년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부패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가 조사한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180개국 중 110위에 머물러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