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작년에 선보인 에어태그는 소지품에 부착해 해당 물품을 분실했을 때 아이폰 등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 장치다. 토큰 형태의 에어태그는 가방과 열쇠 등에 달아놓으면 아이폰의 ‘나의 찾기’ 앱을 통해 해당 물건이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에게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에어태그가 스토킹 범죄에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태그는 아이폰과 연결이 해제된 상태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림이 울리는데 이를 개조하면 원격감시를 할 수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에어태그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했다. 발리로 휴가 온 호주 여성들의 가방에서 에어태그가 발견된 것이다.
에밀리(Emily Sinclair)와 제인(Jane)은 우연히 가방 안에서 에어태그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추적장치가 발리에 도착한 후 누군가 자신들의 가방에 넣은 것이라고 했다.
응우라이 공항 운영사인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PT Angkasa Pura I) 총괄 매니저 핸디 헤리유디티아완(Handy Heryudhitiawan)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뉴스를 통해 알게된 것이 전부다.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들이 모두 출국했기 때문에 사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에밀리와 제인은 에어태그가 발견되자 서둘러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발리 아메드 비치(Pantai Amed)에 있을 때 가방안에 있는 에어태그를 발견했다. 해당 에어태그를 살펴보던 중 배터리에 ‘Made in Indonesia’라고 적혀있었다. 스토킹을 의심한 두 여성은 그 즉시 호주로 돌아갔다.
3일 호주매체 7뉴스(7NEWS Australia)가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호주로 돌아간 에밀리는 7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터리에 써있는 문구를 보고 해당 제품이 인도네시아산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 우리가 발리에 도착했을 때 넣은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에어태그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출시 때부터 제기되어 왔다. 에어태그를 소지한 사람이 어디에 있든 위치 추적이 가능할 뿐 아니라 해당 장소에 대한 정보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리스트 제프리 파울러는 “에어태그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스토킹 수단”이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구글 지도의 경우 한국 지도는 여러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에어태그를 이용한 위치 안내는 애플의 ‘나의 찾기’를 통해 가능한데 이 기능은 한국 지도를 불러오지 못한다. 현행법에 따라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 없이 국내 지도 데이터를 국외(해외기업)로 반출할 수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에어태그를 이용한 스토킹은 불가능하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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