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히 살아있다…인니군 포격 멈춰달라”
인도네시아 파푸아 반군이 뉴질랜드 조종사를 납치한 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그가 나오는 새로운 동영상을 공개했다.
26일(현지시간)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서파푸아 민족해방군(TPNPB)이 이날 공개한 새로운 영상에는 뉴질랜드 조종사 필립 메르텐스가 등장한다.
영상에서 메르텐스는 검은색 옷을 입고 파푸아 반군 사이에 앉아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로 이야기했다. 양손은 앞으로 묶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보시다시피 저는 아직 살아있고 건강하며 잘 먹고 술도 마시고 있다”라며 “우리는 필요하면 함께 여행하고 함께 쉬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군은 지난 한 주 동안, 이 지역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라며 “저와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이 위험하니 그러지 말아달라”라고 말했다.
TPNPB 측은 이 영상이 지난 24일에 녹화된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군이 파푸아 반군의 거점을 포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메르텐스의 석방은 군사 작전이 아닌 협상을 거쳐야 한다”라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군사작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뉴질랜드 조종사의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2월 7일 TPNPB는 인도네시아 항공사 수시 에어의 경비행기가 파푸아주 은두가 지역 파로 산악 공항에 착륙하자 비행기를 급습해 조종사 메르텐스를 납치했다. 이들은 메르텐스의 석방을 조건으로 파푸아의 독립을 인정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군은 메르텐스 수색 작업에 나섰고, 파푸아 반군을 기습 공격했다. 이에 파푸아 반군도 인도네시아군을 급습하면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군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자 인도네시아군은 단순 구출작전에서 지상 전투 준비로 작전계획을 상향 조정했다.
파푸아는 호주 북부 뉴기니섬의 서쪽 지역으로 동쪽의 독립국 파푸아뉴기니와 달리 인도네시아 영토다. 서뉴기니는 1961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선포했지만, 인도네시아는 군을 동원해 강제 점령했고, 1969년 자국에 편입시켰다.
이후 파푸아에서는 독립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특히 TPNPB는 각종 테러를 일으키며 무장 반군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파푸아 반군과 인도네시아군 사이의 충돌로 최소 179명의 민간인, 35명의 인도네시아군, 9명의 경찰, 23명의 독립운동가가 사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