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KPU)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LHKPN) 의무 규정’ 삭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각계의 반발을 사고있다.
인도네시아는 현행 선거법 상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 및 지방자치 후보자는 후보로 확정된 후 일주일 이내 개인의 재산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2024년 선거에서 해당 규정이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국회의원 및 지역대표협의회 의원 후보 지명에 관한 KPU 규정 제10/2023호와 개별 참가자로서 지역대표협의회 후보 지명에 관한 KPU 규정 제11/2023호에 재산신고 의무화에 관한 내용이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BBC 인도네시아는 앞서 인도네시아 부패근절위원회(KPK)가 KPU에 해당 규정을 유지하도록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서한은 티토 카르나비안(Tito Karnavian) 내무부장관과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라맛 바자(Rahmat Bagja) 의장에게도 전달되었다.
부패근절위원회 예방 담당관 파할라 나잉골란(Pahala Nainggolan) 부국장은 해당 재산신고 보고서가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기본 지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영리 시민단체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의 전무이사 코이룬니사 누르 아구스티야티(Khoirunnisa Nur Agustyati)는 18일 BBC 인도네시아에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를 잃게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코이룬니사는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의무 폐지는 선거 민주주의의 퇴보를 의미한다”고 강변했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KPU는 선거법 개정안에 재산신고 의무가 포함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거관리위원 이담 콜릭(Idham Kholik)은 18일 “KPU는 현재 후보자 선출에 관한 법률안을 작성 중에 있다”며 “2019년도 선거에 적용되었던 공직선거후보자 재산신고 의무는 기술 규정안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PU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코이룬니사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왔던 여성 후보 대표 규정도 논의만 있었을 뿐 결론은 제자리걸음이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4일 18개 정당의 예비 후보 등록이 마감되었다.
KPU는 5월 15일부터 6월 23일까지 약 한 달간 입후보자에 대한 행정 검증을 실시한다. 검증 결과 문제가 발견된 후보에게는 6월 26일부터 7월 9일까지 요구사항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며, 다시 8월 6일까지 재 검증이 이뤄진다. 8월 6일부터 9월 23일까지 예비후보자 목록을 작성하고, 9월 24일부터 11월 3일까지 최종후보자 목록이 완성된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2024년 2월 14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선, 총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모두 동시에 실시될 예정이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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