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유력 대선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를 전면에 내세운 국방부 광고가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BBC 인도네시아가 전개 과정, 각계 입장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애드버토리얼 형식의 이 광고는 ‘국방부의 눈부신 성과, 국가주권과 건전성을 수호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제목으로 국방부가 이룬 성과에 대한 기사와 자료가 신문 전면을 채우고 있다.
상단에는 관련 기사와 함께 프라보워와 조코위 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이 들어가 있다. 하단에는 국방부의 성과가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데 그 중앙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프라보워의 단독 사진이 눈길을 끈다.
해당 광고는 대선후보 3차 토론회 다음 날인 8일 콤파스에 게재되었다.
국방, 안보 등을 주제로 한 3차 토론회에서 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는 상대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간자르 프라노워(Ganjar Pranowo)와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은 프라보워가 장관으로서 그 역량이 매우 아쉬웠다며 평균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간자르는 10점 만점에 5점을, 아니스 바스웨단은 100점 만점에 11점을 주었다.
한편 콤파스 측은 국방부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된 광고일 뿐 내년 대선이나 후보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콤파스의 마케팅 및 브랜드 총괄 이사 피델리스 노반 테리안(Fidelis Novan Terryan)은 서면 성명을 통해 “해당 광고는 이미 한달 전 국방부로부터 의뢰 받은 것”이라며 “통상적인 광고 거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드버토리얼 광고(기사 광고)는 오래전부터 사용된 형식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민간 및 정부 기관에서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선거감독위원회(Bawaslu)는 해당 사안이 선거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와 프라보워 캠프에서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선거민주주의협회(Perludem)의 티티 앙그라이니(Titi Anggraini)는 현행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티티 앙그라이니는 이번 광고 논란은 공직자의 대선 출마에 관한 출판물 관련 규정이 미흡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출마 당사자나 정당들이 국가 예산과 공적 지위를 선거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콤파스 광고에 프라보워 사진이 매우 크게 실려 있다. 선거관리위원회(KPU)는 정부 프로젝트에 선거 출마자가 등장할 수 없도록 규제해야 한다. 선거운동을 함에 있어 공정경쟁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티티에 따르면 2017년 선거법(UU 7/2017 Pemilihan Umum)에는 해당 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한다. 이를 근거로 보다 명확한 법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KPU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선거법 제282조는 공직자, 공무원, 마을 이장 등은 선거에 출마하는 당사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의사 결정 및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283조는 공무원이 선거운동 기간 중 특정 후보에 대한 편파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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