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10일 열린 투쟁민주당(PDI-P) 창립 51주년 기념식에 불참했다.
행사 이틀 전인 8일 조코위 대통령은 해외 순방길에 나섰고, 이날 하스토 크리스티얀토(Hasto Kristiyanto) PDI-P 사무총장은 대통령의 순방 계획을 사전에 통보 받았기 때문에 굳이 초청장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티 총재의 관계가 그 끝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 지도자의 갈등 기류는 작년 PDI-P 창립기념식에서 감지되었다. 이날 메가와티는 조코위 대통령을 향해 PDI-P의 도움 없이는 정권을 잡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일개 당원을 대하듯 노골적으로 그를 무시했다.
이날 이후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티 사이 불화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당시 조코위 대통령은 간자르가 대선후보로 지명되었을 때도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Gibran Rakabuming Raka)가 경쟁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의 부통령 후보로 발표되면서 둘 사이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여기에 조코위 대통령의 사위인 바비 나수티온(Bobby Naustion)이 프라보워 지지를 선언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결국 기브란, 바비 모두 PDI-P를 탈당하게 되었다.
이에 앞서 조코위 대통령의 차남 카에상 빵아릅(Kaesang Pangarep)은 아버지와 형이 속한 PDI-P가 아닌 인도네시아 연대당(PSI)에 입당해 당대표를 맡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PDI-P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의 가족은 타 정당에 입당할 수 없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을 제외하고 그의 가족 중 PDI-P 소속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조코위 대통령은 당적을 유지한 상태로 프라보워 밀어주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PDI-P로서는 임기 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조코위를 지켜보는 것 밖에 달리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이 대선후보 3차 토론회를 앞두고 프라보워와 독대 만찬을 하고 토론 직후 논평까지 쏟아내자 조코위 대통령과 메가와티 총재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결국 당의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창립기념일에 대통령이 불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리 드위파야나(Ari Dwipayana) 대통령 비서관은 이번 대통령 순방이 이미 몇 달 전에 확정된 일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5일 아리 비서관은 조코위 대통령이 PDI-P 창립기념식에 불참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행사 기간에 맞춰 순방길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남부 자카르타 PDI-P 당사무실 앞에는 창립 51주년을 축하하는 수십개의 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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