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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1인당 600원짜리 급식?… 반토막 난 대선공약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당선인 / 게티이미지

이번 대선에서 8,290만명의 아동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고 한 프라보워의 약속이 반토막 짜리 공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부에서 100% 무상급식을 시행할 경우 예산은 연 450조루피아(약 3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프라보워가 1인당 무상급식비를 당초 계획했던 1만5,000루피아(약 1,300원)에서 7,500루피아(약 650원)로 조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경제학자 헤리얀토 이라완(Heriyanto Irawan)이 한 경제 관련 행사장에서 한 발언을 통해 공개되었다.

헤리얀토는 이 자리에서 “내년 무상급식 예산이 71조 루피아(약 6조원)로 전달된 후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정책팀에 1만5000루피아의 무상급식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당선인은 더 많은 사람들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론의 반응은 차갑다. 노점에서 가장 저렴한 기본 도시락을 사도 1만 루피아가 넘는데 7,500루피아로는 아이들에게 제대로된 영양식을 제공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자카르타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국수에 두부 1~2 조각, 야채 조금 들어간 도시락이 1만 루피아에 판매된다. 킬로당 1만 루피아였던 쌀값이 지금은 1만4000루피아에 달한다. 하루 종일 음식을 팔아도 고작 10만~20만 루피아 남는 게 전부다. 과연 7,500루피아짜리 음식이 제대로된 급식이 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보고르 농과대학(IPB University) 알리 꼼산(Ali Khomsan)은 해당 금액이 발육부진 영유아를 위한 급식비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알리 교수는 18일 콤파스에 “7,500루피아로 간식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완전한 식사로 제공되기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급식비에 요리사의 급여가 포함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보건부 규정 제 75/2013호가 밝힌 10대 청소년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량은 남자는 2,100-2675kcal, 여자는 2,000~2125kcal다.

한끼 식사가 600-800kcal는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7,500 루피아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국 식단으로 밥 한그릇에 북어국, 생선 한 조각, 장조림 100g, 시금치 100g를 계산하면 약 710kcal가 된다.

알리 교수는 정책의 지속성을 강조하며 무료급식 대신 고품질 간식 제공으로 프로그램을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여론이 들썩이자 프라보워-기브란 전문위원팀(TF)의 하산 나스비(Hasan Nasbi)가 입장을 내놨다.

하산 나스비는 “무상급식 시행에 관한 정책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며, 현재 영양학적 적절성에 초점을 맞춰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각 지역의 식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메뉴가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명목상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보워 수비안토와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정-부통령 당선인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아이를랑가(Airlangga Hartarto) 경제조정부장관은 “무상급식 정책에 대한 기술적 논의가 차후에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내년 국가예산안(RAPBN)에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무상급식에 대한 전체 예산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하지르 에펜디(Muhajir Effendy) 인적자원개발•문화조정장관은 “지역마다 식재료 값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7,500루피아가 반드시 적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음식의 양이나 종류보다 영양소의 함량”이라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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