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정당이자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전 대통령을 제명(당원 자격 박탈)했다.
올해 대선 과정에서 조코위 전 대통령은 장남 기브란(Gibran Rakabuming Raka)을 부통령에 앉히기 위해 오랜 정적이자 상대 당 후보인 프라보워와 손 잡았다.
임기 말에도 지지율이 80%에 육박하는 조코위의 암묵적 지지를 받은 프라보워는 결국 제 8대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선거법을 바꿔 장남을 부통령으로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지방선거에서 차남과 사위까지 주지사로 만들려 해 ‘정치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차남 카에상(Kaesang Pangarep)은 대중의 거센 반발에 출마가 좌절되었지만 사위 보비 나스티온(Bobby Nasution) 전 메단 시장은 북수마트라 주지사에 당선되었다.
두 아들과 사위 모두 선거 과정에서 탈당 혹은 출당 수순을 밟은 것과 달리 조코위는 최근까지도 PDI-P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PDI-P 후보들이 조코위가 지지한 프라보워 진영 후보들을 상대로 낙선의 고배를 마시면서 PDI-P와 조코위의 관계는 더욱 악화되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조코위가 여전히 당원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이 PDI-P를 자극시켰다.
하스토 크리스티얀토(Hasto Kristiyanto) PDI-P 사무총장에 이어 당 윤리위까지 나서 조코위를 비판했고, 결국 메가와티 총재는 조코위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하스토 사무총장은 “조코위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서, PDI-P 간부로서 당 윤리 및 강령을 위반했다. 대선 후보와 관련해 당 중앙위원회(DPP)의 결정에 맞선 것도 모자라 상대 당의 후보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헌재를 움직이는 등 권력을 남용해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말했다.
조코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출당 소식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손주들과 쇼핑몰을 구경하고, 아내인 이라아나 여사와 사떼(Sate, 꼬치)를 먹는 등 가족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한편, 프라보워 진영의 골카르당과 국민수권당(PAN) 등 여러 정당들이 ‘조코위 모시기’에 몰두하고 있다.
PDI-P가 출당을 공식화한 만큼 조코위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