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에도 인구학적 위기가 감지된다.
조혼 풍습이 남아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통계청(BP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57만7000쌍이 결혼했다. 이는 2022년(170만 5000쌍)에 비해 7.5% 감소한 수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29% 감소했다.
10년 전 44.45%를 기록했던 20-30대 젊은 기혼자 비율은 지난해 30.61%로 감소했다. 반면 미혼 비율은 2014년 54.11%에서 2023년 68.29%로 증가했다.
20대 인도네시아 청년 A씨는 “취업은 힘들고 집 값도 비싸서 결혼하기 부담된다”며 “돈을 모아 30대 중반에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3년 8월 기준 인도네시아의 실업률은 5.3%로 인근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실업률은 19.4%에 달한다. 월평균 급여는 307만 루피아(약 28만원)에 불과하지만 자카르타 아파트 평균 가격은 30억 루피아(약 2억 7000만원)에 육박한다.
경제적인 부담 외에도 개인주의로 변화해가는 사회 구조, 높은 교육열과 교육비, 여성의 사회적 진출 등이 결혼을 거부하거나 미루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에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DINK)으로 살거나 동거를 생각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경제개혁센터(CORE)의 모함마드 파이살(Mohammad Faisal) 전무이사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을 강요할 수만은 없다.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력의 질을 높이는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노후 보장 시스템을 개선하여 젊은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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