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직 판사들이 변호사와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무죄판결을 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사법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6일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남자카르타 지방법원 수석 판사 무하마드 아리프 누리안타(Muhammad Arif Nuryanta)와 자카르타 중부지방법원 판사 3명(주얌또, 아감 샤리프 바하루딘, 알리 무흐따롬)이 체포됐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대표 팜유기업 윌마(Wilmar Group), 뻐르마따 히자우(Permata Hijau Group), 무심 마스(Musim Mas Group)의 수출 비리 사건과 관련해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주는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무하마드 아리프 누리안타는 변호사들로부터 600억 루피아(약 50억원)를 받고 판사들을 회유해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도록 주도했다. 주얌또는 180억 루피아(약 15억원), 아감 샤리프 바하루딘은 45억 루피아(약 3억8000만원), 알리 무흐따롬은 50억 루피아(약 4억2000만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드라당 사무총장 아흐마드 무자니(Ahmad Muzani)는 17일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인도네시아 법 집행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점을 인식해왔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법개혁에 집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가 사법 체계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시민 사회 및 법률가들과 협력해 종합적인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법원도 대응에 나섰다.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자카르타 전역의 판사들을 평가하고, 판사 배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 배정 시스템(일명 ‘로봇 선발’)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팜유 기업들에 대한 판결이 뇌물로 인해 조작된 만큼 원심이 파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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