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부자바주 수카부미에서 3살 여아가 기생충 감염으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CNN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수카부미 까반둥안(Kabandungan)에 거주하는 3살 여아 라야(Raya)는 지난 7월 13일 오후 8시경 의식을 잃은 채 샴수딘 지역병원(RSUD Syamsudin) 응급실에 도착했다.
당시 라야는 쇼크와 심각한 탈수 증상을 보였으며, 의료진은 즉각 응급조치를 시행했지만 의식은 회복되지 않았다. 치료 도중 의료진은 라야의 코에서 약 15cm 길이의 기생충을 발견했고, 감염이 의심돼 곧바로 소아 중환자실로 옮겼다.
이후 검진 결과 라야는 회충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치료를 이어갔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라야는 결국 7월 22일 숨졌다.
응급의학과 이르판 박사는 “이미 매우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 약물 치료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다”며 “오염된 물을 마셨거나, 맨발로 걸으면서 회충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라야의 시신에서 1kg이 넘는 기생충이 검출됐다.
데디 물야디(Dedi mulyadi) 서부자바 주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마을 이장, 보건소장, 가정복지회(Pemberdayaan Kesejahteraan Keluarga, PKK) 등 지역 핵심 운영자들을 엄중히 문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데디 물야디 주지사에 따르면 라야는 부모의 건강 문제로 인해 주로 할머니의 손에 자랐다. 어머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아버지는 결핵으로 투병 중이었다.
주지사는 “아이의 생활 환경이 매우 열악했다”며 “이번 사건은 마을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회충은 밭에서 나는 채소 등 농작물에 알을 낳는다. 벌레 알이 있는 흙이나 모래를 만지고 난 후 제대로 씻지 않아 몸에 들어가면 몸 속에서 벌레로 성장한다.
회충에 감염되면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가, 개체 수가 늘고 커지면 장을 자극해 복통·설사를 일으킨다.
주로 소장에 붙어 서식한다. 영양분을 흡수하는 소장의 기능을 방해하고 영양분을 빼앗기도 한다. 어린이가 회충에 감염되면 영양소실·발육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드물게 회충이 소장에서 위·간 등으로 이동하는데, 이땐 구토·극심한 복통이 생기고 수술을 통해 회충을 빼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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