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 현장서 수십명 체포
자카르타 통근열차 운행 중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회의원 수당 인상 결정에 반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5일 자카르타글로브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국회의사당(DPR) 앞에는 수천 명의 학생, 노동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의사당 앞 바리케이드를 돌파하려 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는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과 경기 침체 속 국회의원 임금 인상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회의원에게 월 5,000만 루피아(약 420만원)의 주택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시위대는 해당 수당이 현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특혜성 수당’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국회의원에 대한 주택수당은 지역별 최저임금 최고 수준의 10배, 빈곤 지역 임금의 20배에 달한다. 공공정책 전문가 아흐마드 누르 히다얏(Achmad Nur Hidayat)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급여와 각종 수당을 포함해 월 1억 루피아(약 850만 원) 이상을 수령한다. 일반 서민들의 연수입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 경찰과 군 병력이 추가로 배치되며 상황은 일시적으로 진정되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긴장감은 다시 고조됐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트란스자카르타(TransJakarta) 버스정류장 철문과 콘크리트 장벽을 파손한 뒤 서부 자카르타의 쁘좀퐁간 라야 거리(Jalan Pejompongan Raya)로 몰려들었다. 철도 울타리를 넘어 선로에 진입한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길 건너편에는 헬멧과 방패를 착용한 수십 명의 진압 경찰이 공원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고 폭죽을 터뜨리며 경찰과 충돌했으며, 일부는 경찰을 향해 직접 폭죽을 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맞섰다.
최루가스에 질식해 호흡곤란을 일으킨 시민도 있었지만 공식적인 사상자 수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까지 고등학생 4명을 포함해 15명이 체포됐다.
이번 폭력 사태로 자카르타의 통근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국영 철도공사 KAI(PT Kereta Api Indonesia)는 시위대가 선로를 점거하자 안전을 위해 따나아방(Tanah Abang)역-빨메라(Palmerah)역 간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끄바요란(Kebayoran)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저녁 퇴근 시간대 수천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소요 사태로 인해 잘란 가톳 수브로토(Jalan Gatot Subroto)와 도심고속도로 양방향이 폐쇄되면서 스망기(semanggi)와 짜왕(cawang)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시위대는 이후에도 국회 정문 앞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기를 흔들며 밤늦게까지 국회 해산을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갔다.
중부 자카르타 경찰서장 수사티요 푸르노모 콘드로(Susatyo Purnomo Condro) 총경은 이번 시위 진압에 경찰과 군 병력 1,250명이 배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스나얀(Senayan), 쁘좀뽕안(Pejompongan), 빨메라(Palmerah) 주변에 추가 병력을 배치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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