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의 상징이자 젊은 개혁 장관으로 각광받던 나디엠 안와르 마카림(Nadiem Anwar Makarim)이 크롬북 조달사업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4일 자카르타 글로브에 따르면 마카림 전 장관은 재임 중 추진한 9조3000억 루피아(약 7850억원) 규모의 크롬북 조달 사업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고, 기술 검토 결과를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해 국가에 약 2조 루피아(약 1690억원)의 손실을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크롬북은 전국 학교에 120만대가 배포됐지만,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는 기기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상당수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 인도네시아 교육부는 구글의 제안을 받고 크롬북 시범운영을 실시했지만, 실제 적용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도입이 무산됐다. 이후 마카림 장관 재임 중 해당 사업이 재추진되면서 구글이 참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카림은 세 차례의 심문 끝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으며, 이후 분홍색 수의를 입은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1984년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나디엠 마카림은 브라운대학교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한 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맥킨지앤컴퍼니와 잘로라 인도네시아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2010년에는 차량 호출 플랫폼 고젝(Gojek)을 창업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 최초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했으며, 2019년 조코 위도도 정부의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관 재임 중 전국 단위 시험 폐지와 ‘메르데카 커리큘럼(자유 교육과정)’ 도입 등 교육 개혁을 추진했지만, 현장 혼란과 교육 격차 심화로 논란을 빚었다.
이번 사건은 고위 공직자가 정책을 명분으로 특정 업체에 이익을 몰아준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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