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대통령 비서실이 CNN 인도네시아 기자의 대통령궁 출입 자격을 박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CNN 인도네시아는 29일 프라보워 대통령이 27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무상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사태에 대해 질문한 자사 기자 다이애나 발렌시아(Diana Valencia)가 대통령궁 출입기자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 산하 언론·미디어·정보국(BPMI)은 다이애나 기자의 출입증을 회수했다.
CNN 인도네시아 편집장 티틴 로스마사리(Titin Rosmasari)는 “BPMI 직원이 직접 CNN 사무실을 방문해 해당 기자의 출입증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무상급식 프로그램(MBG)은 최근 잇단 대규모 식중독 사태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여러 정부 기관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무상급식 관련 식중독 환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언론계는 이번 대통령궁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언론위원회(Dewan Pers)는 “언론의 자유는 1999년 제정된 언론법 제40조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며 다이애나 기자의 즉각적인 권한 회복과 언론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TV저널리스트협회(IJTI)도 성명을 내고 “해당 질문은 공익과 관련된 사안으로 언론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실 출입 제한 조치는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이는 언론법 위반에 해당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언론인협회(PWI)는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며, 헌법은 국민의 정보 접근권을 명확히 보장하고 있다”며 “정부는 언론 활동을 통제하는 모든 조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다이애나 기자에게 출입증이 반환되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언론계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질문을 사실상 차단하려 했다는 점에서 언론 자유의 제도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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