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3개주 신설… 기존 2개주에서 5개주 구성
정부 “개발·관리 강화” vs 원주민 “정부의 자원 욕심”
파푸아 뉴기니섬에 3개의 새로운 주를 신설하는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인도네시아 하원은 이날 남부 파푸아, 중앙 파푸아, 파푸아 고원 주를 신설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이 시행되면 인도네시아령 파푸아는 3개 주가 추가돼 총 5개 주로 나뉘게 된다.
뉴기니섬의 서쪽 절반은 인도네시아령 파푸아, 동쪽 절반은 파푸아뉴기니이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령 파푸아는 서파푸아주와 파푸아주로 관리돼왔다.
본회의 의장을 맡은 수프미 다스코 아흐맛(Sufmi Dasco Ahmad) 하원 부의장은 “낙후된 파푸아를 개발하기 위한 법안”이라며 “이 지역 개발은 물론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파푸아 주민과 인도주의 단체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개발을 핑계로 이 지역 자원을 모두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주가 생기면서 파푸아에서 지역간 격차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줄곧 파푸아 원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군경을 투입해 억압하는 한편 무슬림계 인도네시아인을 이주시켜 파푸아 지역 경제를 장악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무슬림계 인도네시아인과 멜라네시아계 토착 원주민의 경제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이는 파푸아와 중앙정부가 오랜 갈등을 일으킨 원인이 되었다.
파푸아에 관한 문제 제기는 끝없이 있어 왔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파푸아의 독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는 파푸아의 풍부한 지하자원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파푸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광과 세계 3위의 구리 광산을 가지고 있다.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기독교회(GKI) 파푸아 대표 도라 발루분(Dora Balubun) 목사는 “새로운 법안이 파푸아에 분열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파푸아는 인종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인도네시아의 많은 부분과 다르다. 토착 파푸아인들과 인도네시아 보안군 사이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1961년 네덜란드 식민통치에서 독립한 파푸아는 2년 만에 인도네시아에 의해 장악되었으며, 1969년 유엔이 후원한 주민투표 결과 인도네시아에 편입됐다. 이후 지금까지도 토착 원주민과 인도네시아인들 사이 갈등은 심각하다. 파푸아에서는 무력 항쟁과 반정부 시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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