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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뿐인 ‘꿈의 프로젝트’… 트럼프에게 속은 발리 주민들

지난 9월 1일 폐쇄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7번 홀의 항공사진. 공사가 지연되자 이곳은 따나롯 사원의 해변 카페인 삐두 선셋 스팟(Pitu Sunset Spots)으로 개조되었다. / 사진 : AFP 통신

발리의 한 골프 리조트에는 깨진 맥주병들과 부서진 플라스틱 의자들이 페어웨이에 나뒹굴고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미국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전 세계 최고라 각광받던 니르와나(Nirwana) 골프 리조트를 인수, 이곳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 리조트로 재탄생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107헥타르(㏊)의 대지에 6성급 호텔과 리조트, 골프 코스, 비치클럽, 웰니스 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었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과 인도네시아 개발사 MNC 그룹은 2017년 니르와나(Nirwana) 리조트를 폐쇄한 후 수백 명의 근로자들을 임시 해고했다. 그로부터 5년 후 호텔은 철거됐고 골프 코스는 이제 잡초만 무성할 뿐이다.

트럼프가 호언장담한 ‘꿈의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신과 절망만을 안겨주었다. 이곳에서 해고된 사람들 대부분은 식당 종업원이나 일용직 노동자로 전락했다.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다. 다시 고용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곳에서 캐디로 일했던 디타 드위(Ditta Dwi)는 결국 식당 종업원으로 취직했다.

18년간 호텔 스파 직원으로 근무하던 피타 데위(Pita Dewi)는 현재 부모님이 경영하던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자녀를 둔 48세의 이 여성은 새로운 직업을 얻기 어렵다는 생각에 앞날이 아득하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낙담할 수 만은 없다고 말한다. “어떻게든 살아가야죠. 트럼프를 탓한다고 돈이 나오는 건 아니쟎아요”

MNC 랜드(PT MNC Land)의 부디 루스탄토(Budi Rustanto) 사장은 지난 10일 해당 부동산의 소유권은 MNC가 갖고 있으며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브랜드를 제공한 운영 주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니르와나를 매입한 MNC 그룹의 수장이자 트럼프의 비즈니스 파트너인 하리 따누수디비요(Hary Tanoesoedibjo)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프로젝트가 지연됐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코로나 이전부터 문제가 많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MNC 랜드 부디 루스탄토 사장은 내년쯤엔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 관측했다. 기존의 호텔과 골프 코스 모두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건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또 다른 트럼프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 외곽 리도(Lido) 지역에 같은 이름의 대규모 리조트 도시를 건설하는 데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도 프로젝트도 지역 주민의 동의 없이 이슬람 전통의 선조들 무덤을 파헤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 측은 발리 리조트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진행 상황이나 일자리를 잃은 현지인들의 사정 따위엔 관심없는 눈치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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