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이어 오세아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인 파푸아뉴기니가 미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 자국 공항과 항구를 미군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9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제임스 마라페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국방 협력 및 해상 감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됐다며 의회 승인이 떨어지면 가장 빠른 기회에 공식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라페 총리는 “우리는 조약(treaty)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구체적인 안보 협정(agreement)을 맺을 계획”이라며 “전 세계 최고의 군대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은 파푸아뉴기니 공항과 항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파푸아뉴기니는 미국의 위성 보안 시스템을 활용해 해역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또 이번 협정은 15년마다 갱신될 것이며 미군이 파푸아뉴기니의 공항과 항구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파푸아뉴기니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내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양국 간 국방•해양 안보 협정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찾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돌파구를 찾지 못 해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자 G7 일정만 소화하고 다른 일정은 취소한 상태다.
미국이 파푸아뉴기니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태평양 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남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작년 4월 남태평양 도서국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 솔로몬제도에 군 병력과 군함을 파견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솔로몬제도에 군사 기지를 세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태평양 섬나라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