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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헌재, 폐쇄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자는 집권당 청구 기각

인도네시아 선거 준비 / 리푸탄 6

“장애물 사라져”…내년 2월 선거 예정대로 치를 듯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과거의 폐쇄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집권 여당의 청구를 기각했다. 현지 언론은 선거가 예정보다 뒤로 밀릴 수 있었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15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헌재는 내년 2월에 열릴 총선에서 현행 개방형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폐쇄형으로 되돌리자는 집권 여당 투쟁민주당(PDI-P)의 청구를 7대1로 기각했다.

인도네시아 헌재는 “폐쇄형은 투명성이 부족하고 국민 참여가 제한되며 족벌주의에 빠지기 쉽다”며 “개방형에 결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폐쇄형보다 더 민주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던 PDI-P도 성명을 통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행 제도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5년마다 선거를 통해 전체 575명의 하원 의원을 뽑는다. 선거 방식은 전국 80개 지역구에서 3∼10명의 의원을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뽑는 비례대표제다.

과거에는 한국의 비례대표제처럼 각 정당이 미리 순번을 정하면 유권자는 정당에만 투표, 당이 확보한 의석수만큼 정해진 순번대로 의원이 됐다.

하지만 2009년부터 폐쇄형을 개방형으로 바꿔 유권자들이 비례 순번도 정할 수 있게 했다.

지역구마다 정당에서 여러 명의 후보를 내면 유권자는 이 중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한 사람에게 투표하고 선거 후 정당별로 가장 많이 득표한 사람 순서대로 비례 순번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PDI-P는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에 선거제도를 과거처럼 폐쇄형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원을 냈다. 개방형은 후보자들이 매표에 나설 수 있고 정당 정치를 약화한다는 이유였다.

반면 이번 선거에 나서는 나머지 8개 정당은 폐쇄형이 퇴행적이고 비민주적이라며 반대해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다.

정치 비평가들은 헌재의 판단을 환영하며 선거를 앞두고 큰 논란이 될 수 있었던 장애물이 사라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헌재가 여당의 요청을 들어줬다면 정부는 선거제 개편을 명목으로 선거를 뒤로 미뤘을 것이고, 정당의 수장들이 의원을 임명하게 되는 권위주의 통치 시대로 되돌아 가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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