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바키아 감염 모기알 2억개 풀기로…
주민, 모기 급증 우려에 반대
인도네시아 최대 관광지인 발리에서 뎅기열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임 모기’가 대규모로 투입된다. 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발리 정부는 비영리단체 세계모기프로그램(WMP)과 함께 볼바키아(Wolbachia)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알 2억개를 풀 계획이다.
볼바키아 박테리아는 평범한 자연 박테리아지만, 뎅기열이나 지카, 치쿤구니아 바이러스, 말라리아 등과 경쟁 관계여서 이들 바이러스가 잘 옮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또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수컷 모기와 그렇지 않은 암컷 모기가 만나 짝짓기를 하면 알을 낳아도 부화하지 않고,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암컷 모기가 알을 낳으면 태어난 모기들도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다. 종국에는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만 남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작년에만 13만1천명이 넘는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으며 1천135명이 사망했다. 올해도 10월 말 기준 전국에서 6만9천명의 뎅기열 환자가 보고됐으며 약 500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올해 우리는 중부 자바 세마랑과 동부 칼리만탄 본탕, 동부 누사가라 쿠팡 등 세 도시에 볼바키아 모기를 방생했다”며 “내년에는 서부 자카르타와 서자바 반둥에서도 볼바키아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발리 주민들은 볼바키아 모기 방출을 반대하고 있다. 모기들이 대거 방출되면서 개체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인기 관광지인 발리에 모기떼가 급증하면 관광객들이 불편해해 관광 수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볼바키아 모기가 뎅기열을 옮기지는 않더라도 지카나 일본 뇌염과 같은 다른 모기 관련 질병은 옮길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 때문에 일부 발리 주민들은 볼바키아 프로젝트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볼바키아 모기의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강조한다.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교 열대질병센터의 리리스 안도노 마흐마드 박사는 “연구 결과 볼바키아 모기 덕분에 뎅기열 환자가 77% 감소했으며 실험 지역의 모기 개체수도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도 2021년부터 뎅기열 억제를 위해 볼바키아 모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