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엔 139명 탄 배 도착해…
주민들은 상륙 거부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들이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이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태운 배 2척이 실종돼 유엔이 인근 국가들에 구조를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일(현지시간)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약 400명의 난민을 태운 선박 2척이 안다만해 인근에서 엔진 고장으로 표류 중이라며 수색과 구조 작업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UNHCR은 배에 있는 사람들이 식량과 물 부족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며칠 내 사람들이 구조되지 않으면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선박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언제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로힝야족 난민 139명을 태운 배가 인도네시아 아체주 북부 웨섬에 도착했다. 현지 주민들은 이들에게 물과 식량을 공급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난민들을 해변 한구석에 모아 놓고 노란색 끈으로 경계를 표시한 뒤 이들이 해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은 채 다시 바다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UNHCR의 파이살 라만은 적어도 이날 밤은 난민들이 해변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며 난민들을 위한 대피처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아체주에는 지난달 14일 이후 1천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6척 이상의 보트를 타고 도착했다. 지역 주민들은 이들을 난민 대피소로 안내했지만, 도착하는 난민들이 늘어나자 최근 들어서는 이들의 상륙을 거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유엔 난민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난민들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한편 이들을 태운 배가 해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순찰도 강화했다.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으로 이전부터 탄압받았다. 특히 2016년 미얀마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쫓겨 대거 방글라데시로 몸을 피해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는 로힝야족 난민 약 100만명이 살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 질병, 재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식량 부족이 이어지면서 난민들은 국교가 이슬람인 말레이시아나 무슬림이 절대다수인 인도네시아로 이주를 희망한다.
이 때문에 방글라데시에는 이들에게 돈을 받고 낡은 목선에 태우는 조직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바다가 잔잔한 11∼4월 사이 집중적으로 바다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