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예산적자 GDP의 5.7%… IDR 1,000조
담배에 이어 쌀?… 인니 소비지수 1위 품목
인도네시아 정부의 최대 고민은 재정 적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 중 하나는 증세다. 다만 증세가 국가 수입을 늘리는데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에 역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자는 전년대비 2% 상승해 GDP의 6.09%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 지출 증가, 세금 소득 감소, 경기 침체로 인한 생산성 하락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의 역순환 재정정책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가 예산(APBN)은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가경제회복(PEN)에 할당된 예산은 22% 증가했다. 작년 사회 보장에 할당된 예산 집행도 올해는 보건 부문과 중소상공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예산 적자는 GDP의 5.7%에 해당하는 IDR 1,000 조에 고정되어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률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설정되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정부는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및 해외 부채에 의존해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정부 부채 비율은 2020년엔 전년 대비 8% 증가해 38.5%에 이르렀다. 글로벌 유동성 조건이 풍부한 경우에는 외화로 표시된 글로벌 채무 증권을 발행할 수 있었으나, 미국 연방 준비제도(The Fed)의 테이퍼링(tapering : 자산매입축소) 가능성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다.
한편 국내 부채를 확대할 경우 밀집효과로 인해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국가 예산 조달을 이유로 중앙은행(BI)에만 계속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세율 조정을 통해 주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는 수입을 늘리기 위해 담배 제품 (CHT)에 대한 소비세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얼마 전 조세 정책과 관련된 몇 가지 새로운 방안이 논의됐다. 첫 번째는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에 대해 최저세율을 적용하고, 부가가치세율을 기존 10%에서 12%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과거 부가가치세가 적용되지 않던 여러 유형의 상품을 과세 품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국세기본법(UU KUP) 제6/1983호의 개정안 4A조 안에도 포함되어 있다.
금, 석탄, 기타 천연 광물 제품, 석유 및 가스 등의 광업 및 시추 상품과 쌀, 옥수수, 밀가루, 간장, 소금, 고기, 계란, 우유, 과일, 야채, 고구마, 조미료, 설탕 등의 생필품이 이번 과세 품목에 해당한다.
이 정책이 현실화 되면 다양한 형태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의 인플레이션 지수는 하락했다. 지난해에도 3개월 연속 디플레이션을 기록했으며, 중앙 은행과 정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3%(±1% 포인트 미만)에 미치지 못했다.
5월에 들어서면서 이러한 기류는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5월 인플레이션은 전월 1.42%에서 1.68%로 상승했으며, 사람들의 구매력을 반영하는 핵심 인플레이션은 휴일수당(THR) 지급과 정부의 소비장려 정책의 영향으로 4월 1.18%에서 5월 1.37%로 상승했다.
바하나 증권(Bahana Sekuritas)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가치세가 인상될 경우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잠재적 상승이 나타난다. 부가가치세를 12%로 인상하면 CPI는 연간 0.2% 상승한다.
만약 정부가 식품•관광 서비스 등의 4가지 상품군과 17가지 서비스에 대한 부가세를 0%에서 12%로 인상하면 연간 CPI는 0.8% 상승한다.
이 같은 결과로 인플레이션은 목표 범위 내에 유지될 가능성은 있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생필품에 세금이 부과된다면 일반 서민이 체감하는 고통의 강도는 더 커질 것이다.
인도네시아인에게 쌀 소비는 식음료나 담배와 비교해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담배에 대한 소비세가 인상된 상황에서 이번에 쌀 차례라면, 과연 이 정부가 국가 빈곤사태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소비는 인도네시아 국가 소득의 근간이다. 특히 생필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인상은 지금까지 지향되어 온 국가 성장 정책에 반하는 비생산적 조치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