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천명 이재민 발생…
“비, 막을 수 없지만 분산할 수는 있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최근 며칠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서 1천채가 넘는 주택이 물에 잠기고 여자아이 1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앞으로 폭우가 더 내릴 것을 우려해 미리 인공강우를 시도, 비를 분산하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기상청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를 비롯해 인근 위성도시인 보고르와 탕에랑, 브카시 등에 지난 3일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여러 강이 범람하면서 지상에서 최고 3미터 이상 물이 차오르는 등 홍수가 발생했고 1천채 이상의 집이 물에 잠겼으며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3세 여자아이가 물에 떠내려가 사망하기도 했다.
현지 콤파스 TV는 주민들이 지붕 위에 올라가거나 밧줄을 이용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구조 당국은 대피소를 설치하고 고무보트를 이용해 물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했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경보 수준을 두 번째로 높은 위험 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침수 지역에서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펌프를 가동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당국은 오는 11일까지 자카르타와 그 주변 도시에 몇차례 더 집중 호우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막기 위해 미리 인공 강우를 시도하기로 했다.
오는 8일까지 서자바주 산악 지대에 집중적으로 인공 강우를 실시해 한 번에 많은 비가 내리지 않도록 강수량을 분산하기로 한 것이다.
두위코리타 카르나와티 기상청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비가 내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를 분산해 강도를 줄일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름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11월부터 3월까지 우기를 보내는데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과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반 침하가 계속되면서 집중호우에 취약하다.
2020년에는 자카르타에 집중 호우가 쏟아지면서 하루에 60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