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경 왕래 재개 추진
캄보디아 내 사기 작업장 단속 협력
지난 7월 무력 충돌로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태국과 캄보디아가 긴장 완화를 위해 분쟁 중인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를 철수하고 함께 지뢰 제거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양국은 또 무력 충돌 이후 차단됐던 국경 왕래를 점차 재개하고 캄보디아에서 기승을 부리는 사기 작업장 단속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방콕포스트·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방장관 직무대행인 나따폰 낙파닛 태국 국방부 차관과 띠어 세이하 캄보디아 국방부 차관은 전날 캄보디아 남서부 꼬꽁주에서 양국 협의체인 국경위원회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양국은 우선 중화기 등 군사 장비를 현 국경 지대에서 기존의 정규 기지로 철수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행 계획을 3주 안에 확정할 예정이다.
또 무력 충돌의 계기가 된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두 나라가 1주일 안에 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달 안에 지뢰 제거 개시 지역을 정하는 등 작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지난 7월 국경 분쟁이 본격화한 이후 6차례 지뢰가 폭발, 태국 군인 14명이 부상했고 이 중 6명은 한쪽 발목을 잃는 중상을 입었다. 가장 최근 지뢰 폭발 사고는 지난달 27일에 발생했다.
두 나라는 또 국경 무역을 되살리기 위해 태국 동부 찬타부리주·뜨랏주를 시작으로 일부 국경 검문소에서 화물 수송 등 왕래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 밖에 1주일 안에 내무부·경찰로 실무 그룹을 구성, ‘범죄단지’로도 불리는 캄보디아 내 대규모 사기 작업장 공동 단속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단속을 지원하기 위해 태국은 캄보디아 내 주요 사기 작업장 60여곳의 위치와 관련 데이터를 캄보디아에 제공했다.
나따폰 차관은 “무기 철수 외에도 중요한 성과는 지뢰 제거, 온라인 사기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 합의”라면서 “이런 문제는 캄보디아가 이전에는 다루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태국과 캄보디아는 서로 멀어질 수 없다”면서 “양국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해 국경 지대 평화가 회복되고 국민들이 다시 정상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띠어 세이하 차관도 중화기 철수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제2차 국경위원회 회의를 30일 안에 태국에서 열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 하순 닷새 동안 국경 지대에서 벌어진 전투로 양측에서 최소 43명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후 두 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압박과 말레이시아의 중재 노력에 힘입어 7월 말부터 휴전 상태를 이어왔다.
특히 캄보디아 실권자인 훈 센 상원의장이 통화 내용 공개를 통해 사실상 ‘저격’한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지난달 하순 태국 헌법재판소 판결로 총리에서 물러났다.
또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신임 총리의 취임을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축하하면서 두 나라 간 긴장이 누그러지는 조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