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용 절감 위해 동력 패러글라이더 배치 늘려
미얀마 군사정권이 모터가 달린 동력 패러글라이더로 반군 측 민간인 마을의 축제 현장을 폭격, 최소 24명이 숨졌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 반군이 장악한 중부 사가잉주 차웅우 지역 한 마을에서 불교 보름달 축제 행사를 위해 모인 주민들을 향해 정부군의 동력 패러글라이더가 폭탄 두 발을 투하했다.
이로 인해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반군 관계자와 현지 주민 등이 전했다.
한 주민은 행사 주최측으로부터 동력 패러글라이더 접근 소식을 듣고 군중이 달아나기 시작했지만, 패러글라이더가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또 구조대원과 희생자 유족 등이 시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실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성 주민은 “동력 패러글라이더 1대가 군중 바로 위로 날아와” 폭탄 두 발을 투하했다면서 “아이들이 완전히 갈기갈기 찢겼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미얀마군은 그간 중국·러시아제 전투기와 헬기 등으로 공습을 해왔지만, 작년 말부터 비용 절감을 위해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폭격을 늘리고 있다.
군은 최대 3명이 탑승해 폭탄 투하 등 공격을 할 수 있는 동력 패러글라이더를 지난해 12월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갈수록 배치를 늘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공습에 대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미얀마 연구원 조 프리먼은 AFP에 “국제사회는 미얀마 내 무력충돌을 잊었을지 모르지만, 미얀마군은 감시가 약해진 상황을 이용해 전쟁범죄를 처벌 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모하마드 하산 외교부 장관이 이날 하루 동안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총리·외교장관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산 장관은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 자격으로 미얀마 군사정권에 평화 계획 이행을 촉구할 방침이다.
특히 “적대 행위 중단, 인도적 지원의 자유로운 현지 접근 허용, 미얀마 이해 당사자들과의 포용적인 대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미얀마에선 2021년 2월 군사쿠데타 이후 군부와 민주 진영·소수민족 등 반군 간 내전이 4년 이상 지속해온 가운데 군사정권은 ‘민간으로 정권 이양’을 내세워 오는 12월 28일부터 총선 1차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총선이 군사정권 집권을 정당화하는 요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전 중단과 평화 약속 실행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