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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또 연무 공포… ‘진원지’ 인도네시아, 다시 시험대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연무로 자욱한 시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고 있다. / 데띡

싱가포르의 한 싱크탱크가 올해 8~9월 동남아시아에 심각한 연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며 이례적으로 최고 등급인 ‘적색경보(Code Red)’를 발표했다. 엘니뇨 영향으로 산불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응 역량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25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싱가포르국제문제연구소(SII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를 올해 대규모 연무 확산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지목했다.

보고서는 엘니뇨현상과 인도양 쌍극자 현상(Indian Ocean Dipole, IOD)이 겹치면서 올해 남은 건기가 역대 가장 덥고 건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단속 미흡과 농업 생산비 상승으로 토지 개간을 위한 불법 소각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년은 라니냐 영향으로 강수량이 많아 산불과 연무 위험이 낮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정부와 민간의 산불 예방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대농장(플랜테이션)을 보유한 인도네시아의 산불 관리가 동남아 연무 확산을 막는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사이먼 테이(Simon Tay) SIIA 회장은 “최근 발생한 대규모 연무 사태는 대부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됐다”며

“인도네시아는 국토가 넓고 팜유 재배 면적도 광범위해 연무 발생 위험이 가장 큰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동 전쟁 여파로 비료와 연료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농가들이 토지 개간을 위해 불법 소각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또 “RSPO(지속가능한 팜유 협의체) 인증과 산림파괴 금지(NDPE) 기준은 대형 기업을 중심으로 정착됐지만, 소규모 농가에는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다”며 “생산 주체가 다양한 만큼 법 집행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올해 건기가 프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정부의 산불 대응 능력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전 대통령은 2015년 동남아를 강타한 대규모 연무 사태 이후 불법 소각 단속을 강화하고 위반 기업을 제재하는 등 산불 대응을 강화했다. 이후에도 2019년과 2023년 산불과 연무가 발생했지만 대응 체계는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보고서는 프라보워 정부가 정치·안보조정부 산하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 제약으로 인공강우 등 고비용 사업은 축소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림부는 지난 3월 조기 엘니뇨 가능성에 대비해 올해 모두 35차례 인공강우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 건당 예산은 23억~25억 루피아(약 1억9000만~2억1000만원) 수준이다.

지난주 자마리 차니아고(Djamari Chaniago) 정치·안보조정부 장관은 지방정부와 국가재난방지청(BNPB), 군·경 관계자 등이 참석한 산불 대응 회의를 열고 리아우, 잠비, 남수마트라, 서깔리만탄, 중부깔리만탄, 남깔리만탄 등 6개 주를 중점 관리 지역으로 지정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대형 산불과 국경 간 연무 예방, 조기 탐지 및 신속 대응 체계 강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예산 부족이 산불 대응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으로부터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전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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