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차기 정부서도
사업 지속될지 우려해 투자 주저”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가 칼리만탄섬에 조성하는 신수도 투자 기업에 대규모 세금 혜택을 주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누산타라에 100억 루피아(약 8억6천만원) 이상을 투자하는 기업에 10∼30년 동안 최대 100% 법인세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누산타라로 본사를 이전하는 외국 기업과 금융 구역에 설립하는 금융 회사에도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각종 연구개발(R&D) 비용도 세금에서 공제해주고 자본재 수입세도 면제된다.
누산타라에서 일하고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는 최대 30년간 소득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이 밖에도 일정 기한까지는 부동산 양도세와 취득세, 각종 등기에 필요한 인지 비용 등도 면제하기로 했다.
이런 방침은 올해부터 당장 적용되며 조기에 투자할수록 면세 기간도 길어진다.
이처럼 대규모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신수도 건설에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 데다 시간도 많지 않아서다.
임기가 내년 11월로 끝나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임기 내 본인의 공약이었던 수도 이전 사업의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누산타라를 새로운 수도로 공식 선언하고 내년 8월 독립기념일에 맞춰 대통령궁과 집무실, 시청, 주요 행정부처 등을 이전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사 진행률은 8%에 불과하다.
투자 확보도 난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 건설에 필요한 340억 달러(약 44조9천억 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중 20%만 정부 재원으로 감당하고 나머지 80%는 민간 투자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와 중국, 미국 등 외국 기업들로부터 100건 이상의 투자의향서가 들어왔다고 밝혔지만, 투자를 확정한 기업은 많지 않다.
퍼르마타 뱅크의 조수아 파르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정부에서도 신수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