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베트남•인니 등 생산기지 멈춰
기대치 밑돈 1분기 실적… 2분기엔 더 악화될 듯
나이키 실적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아시아 주요 생산기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매출은 성장을 멈췄다.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도 코로나 쇼크를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CNBC는 나이키의 올해 실적 성장세가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낮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5월 결산법인인 나이키의 2021년 1분기 매출액은 122억50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약 1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뉴욕 증권가 예상치인 124억7000만달러(약 14조70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매튜 프렌드는 9월 열린 실적 발표에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기지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제품 수급에 영향을 미쳤으며 단기적으로 회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튜 프렌드는 “베트남의 코로나19 지역 봉쇄로 10주 물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며 “나이키가 글로벌 공급망 역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주간의 생산 차질은 곳곳에서 공급 병목을 불러 일으켜 북미까지 제품이 이동하는데 평균 80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나이키 신발 51%, 의류 30% 등을 만들어 내는 주요 생산기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정부가 도시 봉쇄 조치를 지속하면서 주요 공장들이 가동을 멈췄다. 1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유지했지만, 2분기 실적부터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NBC 주식 해설가 짐 크레이머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중국 매출 성장이 멈춘 것에 주목했다. “2021년도 1분기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1%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크레이머는 지적했다. 나이키의 중국 실적이 북미지역 15%,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8% 성장세와 비교된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신장위구르 소수 민족의 강제노동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곳에서 나온 면화 등 원자재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 내 일부 소비자들이 나이키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는데 이것이 실적 악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 실적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투자의견을 조정한 투자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회사 BTIG는 공급망 문제가 단기 해결되기 어려워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키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달 24일 하루에만 6% 이상 하락한 149.5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장중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5일(174.38달러)보다 17% 가까이 빠진 것이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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