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코노코필립스,세브론 퍼시픽 잇따라 이탈
대규모 사업 국유화, 법적 불확실성 등 지적돼…
인도네시아 석유 및 가스 산업에 황색불이 켜졌다. 최근 투자 기업들의 이탈이 예사롭지 않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가 인도네시아 투자를 철회했다.
5월 31일 인도네시아 석유가스감독청(SKK MIGAS: Special Task Force for Upstream Oil and Gas Business Activities) 파타르 야니(Fatar Yani Abdurrahman) 부국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노코필립스가 코리더 블록(Corridor Blok)에 대한 투자 철회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라며,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얼마 후 이를 공식화하는 문서를 보낼 것이라는 내용만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코노코필립스는 코리더 블록에 54% 지분 참여 하고 있으며, 스페인 석유•가스회사 렙솔(Repsol Energy)이 36%, 뻐르따미나(Pertamina)가 10%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생산분배계약(PSC)은 2019년 체결되었으며, 2023년 12월 20일에 만료된다.
2023-2026년은 전환 기간으로 코노코필립스가 운영을 이어가지만, 이후 뻐르따미나가 운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또한 새로운 계약 내용에 따라 PHE Corridor(Pertamina Hulu Energi Corridor) 30%, 코노코필립스 46%, 렙솔 24%로 지분률이 조정된다.
작년 7월엔 로얄 더치 쉘 (Royal Dutch Shell Plc : 이하 Shell)은 마셀라(Masela) 광구의 지분 35%를 매각하고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Shell은 현재까지도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매도자를 물색 중이다. 셰브론 퍼시픽 인도네시아(PT Chevron Pacific Indonesia) 역시 인도네시아 심해 개발(IDD)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철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혁가 혁신연구소(Reforminer Institute) 코마디 노토네고로(Komaidi Notonegoro) 소장은 석유, 가스 산업에 기업들이 투자를 포기하는 현 상황을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6월 1일 코마디 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뻐르따미나같은 국내기업에게는 코노코필립스 같은 인도네시아 경험이 풍부한 사업 파트너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가 인도네시아를 빠져 나가는 것에 대한 정부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석유가스사업자협회(Aspermigas) 모세 리잘(Moshe Rizal) 전무 이사는 이 문제에 관해 ” 대규모 사업의 국유화, 법적 불확실성 등이 그들을 떠나게 하는 원인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가 투자 기업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그들을 잡아두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기업들의 에너지 자원 투자가 신중해지는 이 때에 인도네시아는 투자 유치를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다수의 해외기업이 철수됨에 따라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개발처럼 고 자본, 고 위험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투자 파트너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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