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약세장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CBDC)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BI는 지난 해 5월 처음 CBDC 도입 의사를 밝힌 바 있다. CBDC는 국가의 화폐 단위를 그대로 적용한다. 은행 계좌가 필요한 모바일이나 온라인 결제와 달리 개인 간 전자지갑을 통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BI 도니 피 조워노(Doni P Joewono) 부총재는 올해안에 디지털 화폐 백서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일 발리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금융 페스티벌(FEKDI)’에서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일제히 CBDC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BI는 올해 말까지 CBDC의 개념, 장단점, 위험요소, 해결과제 등을 기술한 디지털화폐 백서가 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니 부총재는 디지털 화폐 발행의 6가지 목표를 공개했다.
첫째, 위험 부담없는 디지털 결제 실현
둘째, 비 주권 디지털 통화의 위험 완화
셋째, 효율성 및 국경을 초월한 결제시스템 확대
넷째, 금융 포용성의 확대 및 가속화
다섯째, 새로운 통화 정책 수단 제공
여섯째, 재정 보조금 분배 촉진
BI 결제시스템정책국(DKSP) 라이언 리잘디(Ryan Rizaldy) 이사는 앞으로 나올 CBDC는 기존의 전자화폐나 신용카드 또는 고페이(GoPay) 및 오보(OVO) 같은 전자지갑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카드나 데빗카드는 시중은행에서 발행하지만, CDBC는 오직 중앙은행에서만 발행한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CBDC가 주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경우 기존 은행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e-money나 계좌이체, 카드 등을 통해 지급한 대금은 궁극적으로 은행계좌를 통해 정산되고, 이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잔액 이 은행 시스템 내에 머무르게 된다. 이렇게 예치된 자금은 대출의 원천이 되어 시중은행들이 신용을 공급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반면 CBDC를 이용한 결제에서는 시중은행의 계좌를 통해 자금이 이동하지 않으므로, 해당 자금은 은행 시스템 외부에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CBDC를 이용한 결제 비중이 높아진다면 시중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이 약화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CBDC의 도입만으로 은행의 금융중개기능이 약화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 등 금융기관의 연구자들은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CBDC는 주로 현금만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인도네시아와 같이 민간 지급결제 수단이 잘 발달한 국가들에서는 CBDC의 수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주요20개국(G20) 국가 가운데는 19개국이 CBDC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16개국은 개발 및 시범서비스 단계에 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