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 통해 우회상장 시도할 듯
작년부터 미국, 인도네시아 이중 상장 준비
시장가치 평가 30억 달러(약 3조 원)
트래블로카(Traveloka)는 올해 SPAC(기업 인수 목적 회사:Special Purpose Acqusition Company)을 통해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 인도네시아에 주식 상장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16일 트래블로카의 CEO 페리 우나르디(Ferry Unardi)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SPAC 경로를 통해 증권거래소에 들어가는 옵션은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상장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수록 우리는 현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AC은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방식에 불만 있는 비상장사들이 우회상장 수단으로 애용하는 특수 법인이다. SPAC은 페이퍼컴퍼니로 IPO를 통해 확보한 자본으로 될 성 싶은 비상장사와 합병해 이들의 우회상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트래블로카는 IPO 실현을 위해 JP모간 체이스(JPMorgan Chase & Co)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리 사장은 또한 트래블로카는 IPO 프로세스가 완료된 후 기업 합병 또는 인수를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워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트래블로카는 유니콘 스타트업인 토코페디아(Tokopedia)와 고젝(Gojek)에 이어 미국 주식 시장에 등장할 세 번째 인도네시아 기업이 된다. 현재 토코페디아와 고젝은 마지막 합병 단계에 들어가 있으며 트래블로카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인도네시아의 IPO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CB Insights에 따르면 트래블로카의 시장가치는 약 30억 달러(약 3조)에 달한다. 트래블로카에 투자한 기업으로는 싱가폴 지아이씨 프라이빗 리미티드(GIC Pte), 미국의 익스피디아(Expedia Group Inc), 유럽의 로켓인터넷(Rocket Internet), 중국의 징동닷컴(JD.com) 등이 포함된다.
2012년 처음 설립된 트래블로카는 동남아시아에 특화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트래블로카는 발빠른 성장에 힘입어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 금융 서비스까지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관광산업이 전례 없는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트래블로카도 예외는 아니었다. 트래블로카 내 교통, 숙박, 체험 그리고 음식 전반에 걸쳐 있는 협력사들은 환불요청을 이어갔고 사업에 큰 차질을 겪었다.경영악화가 지속되면서 마침내 작년 4월에 직원 80명을 정리해고 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페리 사장은 “작년은 회사의 조직과 사업을 재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시기였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향후 트래블로카가 더 많은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국내 여행지 중심의 신규상품 개발, 후불제 여행상품 등 다양한 판매전략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면 여행에 대한 수요도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