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열을 따라올 곳이 어디 있겠냐마는, 인도네시아도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는 한국 못지않은 교육열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대다수의 서민들은 어떨까. 편견일지 모르나 자녀교육에 대한 희생정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 처럼 보인다. 공장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만 봐도 고졸자 조차 찾아보기 쉽지 않다. 초•중 졸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체감상 현지인들의 학력 수준은 꽤 낮은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는 어떨까.
오늘은 인도네시아의 교육 현실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인도네시아 교육 제도
인도네시아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과정으로 한국과 기본적인 시스템은 동일하다. 2015년부터는 12년(초,중,고) 과정이 의무화 되었다. 다만 이 의무 교육이라는 것이 완벽한 무상 교육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공립 학교의 경우에는 무상이긴 하지만 교육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산층 자녀의 경우 보통 사립학교로 보내진다.
인도네시아 고등학교는 크게 일반학교(SMA)와 실업학교(SMK)로 나뉜다. 인도네시아는 전문교육을 중요시 여기는데, 대학에 입학할 때 고등학교 전공 그대로 지원하도록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는 각 부처별로 공무원 사관학교가 있는데 고등학교 전공과 동일한 전공으로만 지원이 가능하다.
인도네시아 학교 현황
인도네시아의 학교 현황은 어떨까? 인도네시아 통계사이트 데이터박스(Databox)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초등학교 수는 148,743개, 중학교 수는 40,597개, 고등학교(SMA/SMK) 수는 27,943개다.
2021년 인도네시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5~9세는 2,202만명, 10~14세 2,211만명, 15~19세 2,220만명이다. 중학교에 들어갈 연령대 수를 놓고 단순 계산해보면 학교당 약 544명이 들어간다는 건데, 한국 중학교의 수용인원이 409명인 것과 비교하면 인도네시아의 학교수가 30% 이상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인도네시아 평균 학력
그렇다면 평균 학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도네시아의 평균 학력은 중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1년 기준으로 초졸자 417만명, 중졸자 320만명, 고졸자 321만명이다. 중학교에서 졸업자 수가 급격히 줄지만, 고등학교 단계에서 중학교 때와 얼추 비슷한 수준으로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는 중학교 졸업자가 중산층에 속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그런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데이터 미디어 Tirto(tirto.i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평균 8.58년을 교육받는다. 중학교 2학년을 겨우 졸업하는 수준이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더 심해진다. 자카르타의 경우 평균 11.06년, 파푸아는 6.66년이다.
근로자들의 평균 학력
Tirto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체 근로자의 12.2%가 전문대졸 이상이며 고졸자는 29%, 중졸자 18%, 초졸자 25%, 초등중퇴 12.8%, 무교육자 2.7%다. 대충 계산해도 무려 4천만명이 무교육자 혹은 초등중퇴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니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교육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가 있다. 2018년에 조사한 PISA 결과 인도네시아는 78개국중에서 70~73위다. 한국의 경우 전세계 10위권이고, OECD에서 5위권인 점을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살다보면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현지인들을 보면서 답답해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교육 실태를 알면 마냥 비난만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아직까지 인도네시아에서는 고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는 것도 쉽지 않고, 교육을 받았다 할지라도 기대할 수 있는 아웃풋은 세계 꼴찌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지난 2~3년 동안 코로나 펜데믹 등으로 인해 교육이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와 같이 교육이 낙후된 국가의 경우 각 가정의 경제 수준에 따라 교육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까. 인도네시아 교육부 장관 나딤 마카림(Nadiem Makarim) 작년 8월부터 대면학습 시행을 주장해왔다.
“Setiap rapat dengan kementerian lain,
posisi kami sama.
Ini sudah terlalu lama, kondisi psikologis
dan cognitive learning loss
anak-anak kita sudah terlalu kritis.
Kita harus secepat mungkin membuka
dengan protokol kesehatan yang ketat,”
“매번 각 부처 장관들과의 회의 때 마다
내 입장에는 변함없다.
이 문제는 너무 오래 지속되어 왔다.
현재 우리 아이들의 심리상태와
학습인지능력 손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엄격한 건강프로토콜과 함께
최대한 빨리 학교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인니투데이 편집부 l 집현전 박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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